법률-회계-세무법인 M&A붐 "덩치 커야 살아남는다"

입력 2001-01-12 18:25수정 2009-09-21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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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쳐야 산다.’

법률회사(로펌) 회계법인 세무사사무소 등 전문직 분야에서 인수합병(M&A) 바람이 거세다. 최근 로펌업계의 강자인 세종과 열린합동법률사무소가 합병됐으며 세무사들은 앞다퉈 세무법인을 설립하고 있다. 일부 회계법인도 합병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문직 업계가 이처럼 몸집 불리기에 나서고 있는 것은 대형화를 통해 업무 전문화를 꾀하고 시장 개방에 대응하기 위해서이다. 규모와 전문화에서 앞서는 외국업체들이 진출하면 자칫 살아남기 힘들다는 위기의식이 크게 작용하고 있는 것.

법무법인 세종과 열린합동법률은 최근 1년간의 통합논의에 종지부를 찍고 합병을 성사시켰다. 신영무 대표변호사는 “기업법무 국제거래 지적재산권 등 자문업무에 강한 세종과 소송분야에 강한 열린합동이 결합함에 따라 종합법률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며 “인원이 100명까지 늘어난 만큼 각 변호사가 담당하는 분야도 세분화 전문화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법무법인 태평양의 이정훈(李廷勳)공동대표변호사는 “시장개방에 대비해 로펌의 대형화 전문화가 활발히 진행될 것”이라며 “대형로펌의 한편에서 벤처 보험해상 특허 의료 등 수요가 큰 분야만 담당하는 소규모 부티크 로펌도 대거 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올해 말쯤 세계무역기구(WTO)에서는 한국 로펌시장의 개방에 대해 논의를 시작할 예정이다. 오래지 않아 시장개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시장 개방 때 협상에서 실수를 범해 크게 재미를 못 본 미국 영국 등의 로펌이 포화상태인 자국시장의 상황 타개를 위해 한국 진출을 강력히 희망하기 때문이다.

세무사들도 개인사무소 형태에서 법인으로 전환하는 추세. 지난해 12월 김영민 이상근 임성훈 세무사는 개인사무소를 통합해 비즈 세무법인을 출범시켰다. 또 1월 초에는 여성 세무사 3명이 세무법인 오름을 개업했으며 이보다 앞서 세원세무법인도 서비스를 시작했다.

채상병 세무사는 “법인세 소득세 등 분야별로 전문화할 수 있는 데다 사무실 운영비도 줄일 수 있다”며 “예전과 달리 기업의 인수합병(M&A)이나 코스닥 등록과 관련된 일로 업무가 확장돼 대형화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회계법인 가운데는 대우계열사 분식회계로 문을 닫게 된 산동회계법인의 인력이 삼정회계법인에 합류하는 한편 안건회계법인과도 합병논의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회계사는 “외국의 대형 회계법인과 제휴하지 않은 소규모 회계법인들은 앞으로 살아남기 힘들다”며 “합병이나 제휴를 모색하는 업체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임숙기자>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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