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신-불안감-불확실성 3不에 시장만 멍든다"

  • 입력 2001년 1월 5일 18시 33분


"3불(不) 때문에 시장이 제대로 안 돈다"

2일 진념(陳稔) 재경부장관과 증권계 최고경영자(CEO)와의 간담회에서 한국투신증권 홍성일(洪性一) 사장이 진장관에게 던진 고언(苦言)이다.

첫째는 불신(不信). 정부당국의 약속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 금융기관들이 몸을 사린다는 것. 펀드에서 떠안았던 대우채권 대지급을 정부가 제대로 하지 않고 종금사 기업어음도 정부가 약속을 지키지 않는 등 정부 말이 흐지부지되는 사태가 금융시장을 꽁꽁 얼어붙게 하고 있다.

둘째는 불안감(不安感). 금융기관장들이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 있지 않다는 것. 홍사장은 "잘못되면 쇠고랑 찬다는 생각을 하는데 어떻게 경영자로서 활동을 제대로 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셋째는 불확실성(不確實性). 지난해 11월3일 살릴 기업과 죽일 기업을 선별해 놨는데 살릴기업이 정말 살아날지, 지원은 제대로 되는건지 알 수가 없다는 것이다.

홍사장은 "지금 금융시장이 뒤틀린 것은 금융시장을 뒤덮고 있는 3불 현상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금융권 CEO들이 소신경영과 책임경영을 할 수 있는 장치가 안 갖춰져 있다는 현장의 목소리다.

<최영해기자>money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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