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人事시즌…40대 CEO 뜨나

  • 입력 2000년 12월 6일 18시 30분


《연말이 다가오면서 주요 그룹의 임원인사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SK는 이달초 SK건설과 SK글로벌의 인사를 단행한데 이어 8일부터 주력회사인 SK텔레콤과 SK㈜ 등 계열사별로 임원인사 내용을 발표한다. 삼성 LG 등은 주주중시 경영 정신에 맞게 경영진 개편과 주주총회를 실질적으로 연계시켜야 한다는 정부와 시민단체의 요구를 감안해 인사시기를 내년초로 연기할 계획. 극심한 경영권 분쟁을 빚은 현대는 정몽구(MK) 회장의 현대자동차 소그룹과 정몽헌(MH) 회장 계열사간에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체제정비 나선 SK〓SK는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에 표문수 부사장(47)을 내정하고 조정남 사장을 부회장으로 선임하기로 했다. 미국 보스턴대학 박사인 표 사장 내정자는 고 최종현 회장 누나의 아들로 94년 경영기획실장으로 들어와 상무 기획조정실장 등을 거쳤다. 표사장의 승진으로 재계의 40대 최고경영자(CEO)층은 한층 두꺼워지게 된다.

고 최회장의 2남이자 최태원 회장의 친동생인 최재원 전무는 SK텔레콤의 전략기획실 재무관리실 법무실 IR 등을 총괄하는 기업전략본부장을 맡는다. SK텔레콤은 이번 인사에서 10명 안팎의 임원을 승진 발령할 예정이다.

SK글로벌의 황두열 에너지판매부문 사장은 SK㈜ 부회장, SK글로벌 김승정사장은 글로벌 부회장으로 내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SK측은 “계열사 사정에 따라 임원인사가 내년초로 미뤄지는 경우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해외출장중인 최태원 회장이 귀국하는 대로 임원 인사의 최종 내용이 결정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현대는 희비 엇갈려〓현대는 MK와 MH 계열사간에 기대치가 전혀 다르다. MK가 이끄는 현대 기아차는 매출이 작년보다 20∼30% 늘어난데다 양재동 신사옥으로 이전한 만큼 조직 내부의 새 바람을 기대하고 있다.

반면 MH 계열은 유동성 위기의 진원지인 현대건설을 중심으로 임원 감축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측된다. 내년 반도체 경기가 불투명한 전자도 승진 인사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삼성 LG “내년에 보자”〓삼성과 LG는 ‘총수의 인사권 전횡’이라는 오해를 사지 않기 위해 내년초 인사 방침을 굳힌 채 택일에 고심하고 있다. 삼성은 내년초 각 계열사의 정기주총에 맞춰 인사를 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계열사별로 올해 영업실적과 주가 등을 토대로 사업부문별 평가에 들어갔다.

LG그룹도 “올해 영업실적을 바탕으로 내년초 이사회를 거쳐 주총에 임박해서 내용을 발표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IMT―2000 사업권 신청 등 현안이 산적한데다 LG화학의 경우 내년 4월초를 목표로 회사분리를 추진중이어서 대규모 인사를 하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박원재기자>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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