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기업, 유상증자 핑계 주식매각

  • 입력 2000년 11월 27일 18시 30분


일부 코스닥기업의 대주주가 유상증자 참여대금 마련을 이유로 실제 필요금액보다 더 많은 주식을 처분하고 있다. 대주주 지분매각은 어떤 이유로든 해당기업 주가에 악영향을 주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원성이 높다.

영남제분 2대주주인 류모씨는 21일 보유주식 160만주중 130만주를 매각해 지분율이 10%에서 1.88%로 낮아졌다고 공시했다.

영남제분의 신주배정비율은 1주당 0.3주이어서 할인률을 감안하지 않을 경우 배정주식수 48만주(160만주×0.3)만 팔면 된다. 할인률 40%를 감안하면 자금부담은 훨씬 줄어들기 때문에 증자대금 마련은 설득력이 약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편 회사측은 최근 주가가 5일 연속 하한가로 곤두박질치자 17일 “대주주는 최근 2년동안 지분을 한주도 판 일이 없으며 앞으로 처분의사가 전혀 없다”는 내용의 해명서를 냈다.

그러나 4일만에 약속을 뒤집은 것이어서 지분매각 이후 주가는 계속 하락하고 있다.

영남제분 박춘식 이사는 “대주주가 유상증자때 실권하면 주가가 더 떨어질 것 같아 대주주 총지분(49.3%) 만큼 할당된 증자대금(77억원)을 마련하기 위해 판 것”이라며 “실제 매각대금(약 84억원)과 약간 오차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모헨즈(옛 한일흥업)의 대주주인 아스텍창업투자도 마찬가지.

아스텍창투는 22일 보유주식 86만7840주(14.46%)가운데 31만9461주(5.32%)를 팔아 지분율이 9.14%로 떨어졌다고 공시했다. 목적은 유상증자 대금 마련이었다.

모헨즈의 신주배정비율은 1주당 0.36주, 할인률은 40%로 아스텍창투의 배정주식수는 31만2422주다. 발행가 2460원을 적용하면 증자대금은 7억6855만원이다.

하지만 실제 주식매각대금은 12억1331만원(평균매도가 3798원)으로 매각금액과 증자대금간 4억여원의 차이가 발생했다.

증권전문가들은 대주주의 지분매각 목적을 엄격히 감독해야 ‘유상증자 대금목적’이라는 궁색한 변명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두영기자>nirvana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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