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준게이트 수사]펀드가입說 與실세들 발끈

  • 입력 2000년 11월 1일 19시 08분


정현준(鄭炫埈)한국디지탈라인사장이 개인적으로 운영한 사설펀드에 가입한 것으로 알려진 여권 인사들은 1일 한결같이 이 사실을 완강히 부인했다.

‘실세 K의원’으로 거론되는 인사의 한 측근은 “전혀 그런 사실이 없다”며 “우리 의원은 평소 주식이니 펀드니 하는 데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걸핏하면 엉뚱한 설(說)이 나도는데 이제는 지쳐서 대꾸할 여력도 없다”며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

‘또 다른 K의원’으로 지목된 인사 역시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펄쩍 뛰었다. 그는 “나는 물론이고 우리 당의 다른 사람도 문제의 펀드에 관련되지 않았다”고 자신했다.

‘차관급 P씨’와 ‘원외의 K씨’도 극력 부인했다. 이들은 “주식에 투자한 적이 없다”(P씨) “우리는 펀드의 ‘펀’자도 모르는 사람”(K씨)이라며 “수사하면 다 밝혀질텐데 이번에는 정말 그냥 넘어가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나도 지난달 말 여권 실세들 얘기를 처음 듣고 개인적으로 알아봤는데 본인은 물론 보좌관들까지도 전혀 가입한 사실이 없다고 하더라”면서 “이경자(李京子)동방금고 부회장의 가게에 꽃을 보냈다는 얘기가 도는 한 의원에게도 물어보니 ‘그런 데에는 아예 꽃을 보내지도 않는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그러나 야당은 ‘아니 땐 굴뚝에 연기가 나겠느냐’며 여권 실세의 펀드 가입을 기정사실화했다. 국회 정무위의 금융감독위에 대한 국감에서 관련 의혹을 제기했던 한나라당 정형근(鄭亨根)의원은 ‘정현준씨 사설펀드에 여권 실세들이 참여했다’는 보도(본보 11월1일자 A1면)에 대해 “정확한 내용”이라고 말했다.

<송인수기자>i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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