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銀, 고령직원 59명에 명퇴 종용 파문

  • 입력 2000년 9월 7일 18시 27분


‘52세 이상은 나가라니 이건 고령자에 대한 역차별 아닙니까.’

서울은행이 인력을 줄이면서 임원을 제외한 52세 이상 직원 전원에게 명예퇴직을 종용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이달말까지 경영정상화방안을 정부에 제출해야 하는 서울은행은 고과 상벌 나이 등을 고려해 8월말까지 직원 650명을 구조조정하기로 노사간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1급 36명 중 35명, 2급 171명 중 77명, 3급 439명 중 140명 등 총 620여명이 명예퇴직을 신청했다.

이들은 1, 2급의 경우 12개월치의 월급, 3급은 15개월치, 4급은 17개월치의 월급에 특별상여금도 받아 ‘비교적’ 좋은 조건으로 회사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서울은행은 이 과정에서 고과 상벌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52세 이상 직원 59명 전원을 일괄 명예퇴직토록 했다.

서울은행 관계자는 “은행권에 ‘젊어지자’는 분위기가 팽배한데다 행장(50년생)을 비롯한 임원 10중 4명이 이들보다 젊어 이런 결정을 내린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확한 기준도 없이 나이만을 근거로 명예퇴직을 권고한 것은 고령에 대한 ‘역차별’일 뿐 아니라 은행의 경쟁력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Y은행의 한 관계자는 “고위직의 대부분이 갑작스럽게 잘려나가 준비되지 않은 사람들이 갑작스럽게 높은 자리에 올라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흔하다”고 말했다.

<이나연기자>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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