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상승시 한국 타격 가장 커"...메릴린치

  • 입력 2000년 9월 4일 19시 04분


국제유가 상승시 아시아 국가중 우리나라가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계 금융기관 메릴린치는 최근 ‘세계경제’라는 보고서를 통해 국제유가상승은 인도네시아 및 말레이시아를 제외한 모든 아시아국가의 무역수지와 경제성장률, 금리 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며 그중 한국이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메릴린치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1달러 상승할 경우 한국은 무역수지 흑자가 8억6000만달러(국내총생산의 0.15%) 감소하고 소비자물가가 0.1%포인트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홍콩은 무역수지 흑자가 7000만달러, 필리핀 1억4000만달러, 싱가포르 2억달러, 대만 2억7000만달러, 태국 2억8000만달러, 중국은 3억3000만달러 각각 감소하는 데 그친다는 것.

이 보고서는 이와 함께 내년중 유가가 서부텍사스산 중질유 기준으로 배럴당 23달러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평균 33달러까지 상승할 경우에는 한국의 경상수지가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메릴린치는 또 국제유가가 33달러 수준까지 상승할 경우 세계경제 성장률이 현재 예상치인 3.3%보다 낮은 3%를 밑돌 게 될 것이라면서 아시아 국가의 수출증가율도 2∼4%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 보고서는 그러나 아시아 각국이 유가상승으로 성장에 타격을 입는다 해도 금리인하와 환율하락 등 경제정책을 통해 경기 부양에 나서 충격을 완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박현진기자>witn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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