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에 대한 외화대출이 크게 줄어…

  • 입력 2000년 8월 25일 18시 32분


국내 기업에 대한 외화대출이 크게 줄고 있다.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금융기관의 외화대출 동향’에 따르면 6월말 현재 국내 기업이 국내 금융기관(외국은행 국내지점 포함)으로부터 대출한 외화대출 잔액은 150억달러로 지난해 말의 175억달러보다 14.3% 감소했다. 이는 97년 말 326억달러에 절반에도 못 미치는 액수다.

신규대출의 경우도 97년 말엔 60억달러였으나 98년 14억달러, 99년 9억달러 등으로 크게 줄어들었다. 다만 지난해 4·4분기부터는 다소 증가세로 돌아서 올 상반기 외화대출은 12억 달러였다.

이처럼 외화대출잔고가 줄어든 것은 국내 금융기관의 외화대출과 원화대출의 금리차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외환운영팀 김원태조사역은 “외환위기 이전 국내 금융기관이 국외에서 외화를 빌려와 기업에 대출할 경우 금리는 원화대출 연 15%의 절반에 불과한 연 7%였다”며 “외환위기 이후엔 대외신용도가 떨어짐에 따라 조달 금리가 높아져 외화대출도 원화대출과 비슷한 연 8∼9% 수준”이라고 말했다.

여기에다 금융기관이 외화대출을 하려면 대출금의 50% 이상을 만기 3년 이상의 외화자금으로 운용해야 하지만 국내 은행의 대외신인도가 떨어지면서 중장기 자금의 조달 자체도 어렵다는 것. 기업의 입장에서도 부채감소 등 구조조정으로 외화대출 수요가 줄었다.

<이나연기자>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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