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아도니스 골프장 내부거래 조사

  • 입력 2000년 8월 13일 19시 08분


대우그룹 김우중(金宇中) 전회장의 부인인 정희자씨 소유로 돼 있는 경기 포천 아도니스 골프장 이 계열사간 부당 내부거래 혐의로 금융감독원의 전면 조사를 받게 됐다.

또 정씨가 골프장을 건립하는 과정에서 대우건설 등 계열사를 동원한데다 공사비만 2000억원이 되는 회사를 100억원의 적은 자본금으로 소유권을 행사하게 된 경위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

금감원 고위관계자는 13일 “포천 소재 아도니스 골프장이 사실상 대우그룹 것인데도 김전회장 부인인 정씨가 지분을 88%나 갖고 있어 채권단이 골프장을 마음대로 처분할 수 없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정씨가 자본금 100억원짜리인 이 골프장 지분을 88% 갖는 등 대우그룹과는 무관한 개인소유로 돼 있다”며 “그러나 아도니스 골프장 건설을 대우건설이 맡았으며 공사비 2000억원도 현금으로 받지 않고 회원권으로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또 골프장 회원권중 80%이상을 대우 계열사가 떠안아 개인소유로 돼 있는 골프장을 그룹차원에서 지원했으며 당시 1계좌당 3억원의 고가에 사들인 것이 대주주를 지원한 혐의가 크다며 거래가격의 적정성 여부도 조사하기로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정씨는 88억원을 출자하고 골프장 소유권을 갖고 있는 등 지배구조에 문제가 많다는 게 금감원의 판단”이라며 “대우그룹 때문에 채권은행뿐만 아니라 대부분 국민들이 많은 고통을 받고 있는데도 사주와 친인척은 골프장을 개인재산 형태로 갖고 있다면 국민이 납득하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감원은 정씨가 88%의 지분을 취득한 경위와 자금출처 여부도 함께 조사할 예정이다.

<최영해기자>money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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