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의원 알짜 비상장株 보유 논란

  • 입력 2000년 8월 1일 00시 14분


일부 국회의원들이 알짜배기 비상장기업 주식을 많이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에 제출한 재산등록신고서에는 액면가 기준으로 돼있어 액수가 크지 않지만 장외시세를 감안하면 실제평가액은 신고액보다 훨씬 많다.

증권업계에서는 국회의원이 일반인에 비해 고급정보를 접할 기회가 많기 때문에 비상장주식투자를 제한해야 한다는 의견과 개인적인 재테크로 봐야 한다는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

데이콤 사장을 지낸 민주당 곽치영 의원은 아시아넷 주식 13만3334주를 갖고 있다고 신고했다. 아시아넷은 미국 나스닥상장을 추진하고 있어 성사되면 상당한 시세차익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곽의원은 또 케이블모뎀 벤처기업인 아이케이블시스템 4만8000주(액면가 1000원)를 액면가에 매입한 뒤 절반은 본인이 갖고 나머지는 부인과 자녀에게 증여했다.

이에 대해 곽의원은 “개인적으로 알고 지내던 사장을 도와주기 위해 투자한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SDS 사장과 정보통신부 장관을 지낸 민주당 남궁석 의원은 최고의 비상장기업인 삼성SDS(900주·액면분할 후 9000주) 유니텔(1만8000주)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장외가격은 현재 삼성SDS가 2만6500원(액면가 500원 기준), 유니텔은 1만원 수준이다. 따라서 신고액은 1350만원에 불과하지만 시가로는 4억2000만원에 달한다. 남궁의원은 또 당선직후인 5월 비상장벤처기업인 비트라마 주식을 개인적으로 200만주나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 박상희 의원의 장남은 초고속인터넷망 운용업체인 GNG텔레콤(현 GNG네트웍스) 2만1530주를 보유하고 있다. 신고액은 1억765만원이지만 장외시세(주당 1만7500원)를 감안하면 3억7600만원에 달한다. 한나라당 김학송 의원도 초고속인터넷 사업체인 두루넷을 6000주 보유하고 있어 평가액이 6900만원에 달한다.반면 민주당 김효석 의원은 지난해 장외시장에서 LG텔레콤 나래이동통신 주식을 각각 1만5000주 8000주를 고가에 매입했으나 올해 주가폭락으로 큰 손해를 봤다.

<김두영기자>nirvana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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