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재경 "정주영씨 3부자 퇴진 약속 지켜야"

  • 입력 2000년 6월 29일 18시 44분


이헌재(李憲宰) 재정경제부 장관은 29일 “현대자동차를 현대 계열에서 분리하려면 정주영 전명예회장이 현대차 지분을 3% 이하로 축소해야 한다”면서 “당장 시행하기가 어렵다면 최소한 언제, 어떤 방식으로 지분을 정리할 것인지를 약속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장관은 또 “정부는 앞으로 금융구조조정 과정에서 금융기관에 손실을 끼치거나 책임을 전가하는 정책을 쓰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빛 조흥 외환 등 공적자금 투입 은행의 진로와 관련해 “정부는 금융지주회사를 통한 통합을 결정한 바 없으며 일단 해당은행 경영진의 구상을 존중할 것”이라고 밝혀 현 시점에서는 은행합병을 압박할 뜻이 없음을 내비쳤다.

이장관은 이날 한국언론재단 주최로 중앙언론사 경제부장들과 가진 정책포럼에서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을 설명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세계적으로 재편되는 자동차산업에서 현대차가 전략적 제휴를 통해 살아남으려면 현대 계열에서 떨어져 있어야 한다”면서 “정씨 3부자의 동반퇴진도 시장과의 약속인 만큼 반드시 지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장관은 또 “은행에 투입된 공적자금을 어떻게 회수할 지에 대한 계획을 7월15일까지 확정할 것”이라며 “정부 지분을 금융지주회사에 출자 전환한 뒤 매각하거나 전략적 제휴를 통해 정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은행권의 추가부실 공표로 일부 지방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8% 이하로 떨어지겠지만 적기시정조치를 발동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따라서 98년처럼 은행이 문을 닫는 상황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원재기자>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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