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텍, 1兆 투입 아시아넷 지분 100% 사들여

  • 입력 2000년 6월 19일 19시 11분


올해 4∼5월 2개월간 국내 7개 기업을 인수하며 사세를 확장한 파워텍(리타워 테크놀러지스)가 홍콩의 인터넷솔루션 그룹인 아시아넷을 인수한다고 19일 밝혔다. 아시아넷 지분 100%를 사들이는 것으로 인수대금만 1조원이 넘는 초대형 인수사업으로 평가된다.

▽주식교환방식으로 인수〓파워텍은 자회사가 7개인 반면 아시아넷은 자회사가 16개에 이른다. 아시아넷 자회사가 지분을 보유한 회사(손자회사)도 6개사로 아시아넷 전체 자회사군은 22개에 이른다. 따라서 외형상 중소기업이 대기업을 삼키는 것과 비슷하다.

파워텍은 아시아넷에 1조원이 넘는 인수대금을 지불한다. 이후 파워텍은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해 아시아넷에 주식을 주고 그 대가로 8000억원정도를 회수할 예정이다. 실제 들어가는 돈은 2000억원에 불과하게 된다.

이는 파워텍이 국내 7개사를 인수한 방식과 똑같다. 인수에 모두 443억원이 들어갔지만 3자배정 유상증자로 대부분의 투입자금을 회수해 실제로 쓴 돈은 115억원이었다는게 회사측 설명이다.

▽물량부담 우려 높다〓19일 현재 파워텍의 시가총액은 6144억원이다. 시가총액보다 많은 8000억원 상당의 유상증자를 실시하면 현재보다 유동물량이 2배이상 늘어나는 결과를 낳는다. 이렇게 되면 올들어 코스닥시장에서 주가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파워텍에는 부담이 될 가능성이 높다.

아시아넷에 배정하는 유상증자 신주는 국내 자회사 인수 때와는 달리 1년간 보호예수를 하지 않는다고 파워텍측은 말했다. 따라서 유가증권신고서도 금융감독원에 제출하게 된다. 회사측은 “아시아넷 대주주는 매도를 자제하겠지만 소수주주 물량은 코스닥시장에서 유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새 회사의 사업구조는〓리타워그룹 찰스 스펙맨(한국명 최유신)회장은 “리타워그룹은 그동안 두 회사를 독자적으로 발전시켜 왔지만 양사를 합칠 경우 시너지 효과는 엄청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 시장을 토대로 하는 아시아 최대의 온라인 비즈니스 솔루션 그룹이 출범하게 된다는 것. 인수가 마무리되면 아시아넷에 있는 홍콩 최고의 경영팀이 통합된 회사의 전체 운영을 총괄한다는 전략을 세워 놓고 있다. 새 회사의 미국 나스닥시장 상장도 추진한다는 것.

그러나 국내 대부분의 애널리스트들은 파워텍의 실험에 대해 별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파워텍에 관해 문의하면 “다른 코스닥종목에 관심을 갖는게 좋을 것”이라는 반응을 나타낸다. 따라서 파워텍의 ‘인수 실험’은 구체적 성과가 나타나야 평가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진기자>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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