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누리증권 안길룡사장, 작년 연봉 10억 넘어

  • 입력 2000년 6월 13일 19시 17분


국내에도 고액 연봉 최고경영자 시대가 활짝 열렸다.

안길룡(安吉龍)한누리투자증권사장이 지난해 받은 연봉은 자그마치 10억원. 증권사 사장들이 받는 연봉이 평균 1억원인데 비해 무려 10배나 된다. 기본연봉은 2억원이고 지난해 실적이 좋아 성과급까지 합치면 10억원을 훌쩍 넘는다는 것이다.

안사장 아래 있는 전무와 상무는 이보다 더 많은 연봉을 챙겼다. 사장은 관리직이지만 다른 임원들은 영업파트로 분류돼 있어 담당파트 실적이 좋으면 연봉도 자동적으로 올라가기 때문이다.

안사장의 고액연봉은 지난해 증시활황으로 한누리투자증권이 벌어들인 이익이 세금을 내고도 359억원에 달한 덕이다. 지점영업을 하지 않고 인수영업과 법인영업 인수합병(M&A) 등 주로 기업금융을 전문으로 하고 있는 이 회사는 직원이 90명인 단출한 증권사. 지점은 하나도 없이 여의도 굿모닝증권에 세든 본사가 점포의 전부다.

안사장은 최근 한국투신 사장을 맡아달라는 금감위 고위관계자의 부탁을 완곡하게 거절했다. 한누리증권에서 최고경영자를 맡은 지 1년밖에 되지 않은데다 3년 동안 경영권을 보장받은 상황에서 중도에 회사를 그만두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

또 5조원의 공적자금이 투입되는 한투에 최고경영자로 간다해도 사장이 자율경영을 하기가 어렵다는 생각도 들었다. 월급이 적은 것은 둘째 문제였다. 금감위의 부탁을 거절하느라 집에도 들어가지 않고 며칠동안 이리저리 피해 다녔다고 한다.

안사장은 현재 SK증권으로 변신한 옛 동방증권에 신입사원으로 들어가 대신증권에서 과장과 이사를 거치고 동양증권에서 상무와 사장을 지냈다. 한누리에는 지난해 대주주인 아남반도체에서 사장을 맡아달라는 부탁을 받고 경영하고 있다. 서울대 법대 69학번으로 김정태(金正泰)주택은행장과 대신증권에서 같이 근무한 경험이 있다.

<최영해기자>money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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