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장관 간담회]공적자금 투입銀 합병 연내 마무리

  • 입력 2000년 6월 7일 19시 02분


정부는 연내에 공적자금이 투입된 한빛 조흥 외환은행을 해체해 하나의 은행으로 통폐합하거나 금융지주회사법을 만들어 간접적으로 통합키로 했다.

또 평화은행과 일부 지방은행의 구조조정도 올해 중 마무리짓기로 했다. 국민 주택 신한 하나 한미은행 등 우량은행에 대해서는 자율합병을 적극적으로 유도해 합병이 성사될 경우 부실채권 인수, 업무영역 확대, 세제혜택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부여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채권시가평가제 시행과 금융권의 대출기피 등으로 야기된 시중의 자금난을 완화하기 위해 투신사가 보유중인 대우계열사 발행 기업어음(CP) 2조3000억원 어치를 자산관리공사를 통해 이달 중 전액 매입하기로 했다.

최근 금융시장에서는 기업어음과 회사채가 팔리지 않아 자금난이 악화되어 왔는데 이번 자산관리공사의 인수로 다소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이어 7월로 예정된 채권 시가평가제를 앞두고 펀드 부실화에 따른 투자자들의 불안이 늘어나는 데 대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100억원 이상의 모든 투신사 펀드 2500여개의 수익률과 부실채권 편입 내용 등을 이달 20일 공표하는 한편 각 투신사가 이달 말까지 부실 채권을 조속히 정리하고 추가 자본확충에 나서도록 독려할 계획이다.

각 은행은 신자산건전성분류기준(FLC)에 따라 앞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잠재부실을 포함해 모든 부실채권 내용을 이달말까지 투명하게 공개해야 하며 이때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하락하면 자본금 확충 등 강도 높은 자구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정부는 7일 이헌재(李憲宰)재정경제부장관 주재로 경제장관 간담회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의 은행구조조정 추진 원칙과 채권 시가평가제 시행에 따른 금융시장 안정대책을 확정했다.

정부가 금융의 대형화 겸업화 추세에 맞춰 은행 구조조정을 조속한 시일 내에 끝내겠다는 의지와 구체적인 추진방향을 거듭 밝힘에 따라 은행간 자발적 짝짓기를 통한 금융계 재편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진동수(陳棟洙)금융감독위원회 상임위원은 이날 한빛 조흥 외환은행의 진로와 관련해 “현재로서는 금융지주회사를 통한 단계적 통합이 유력하지만 단일 은행으로 합병하는 방안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해 시장상황에 따라서는 보다 전면적인 구조조정이 단행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정부는 은행들이 잠재부실을 모두 정리해 클린뱅크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BIS 자기자본비율이 8% 아래로 떨어지더라도 부실 금융기관에 대해 취하는 적기시정조치를 유예하고 증자와 후순위채 발행 등 자구노력을 통해 해결토록 허용하기로 했다. 다만 자구노력이 미흡할 경우 공적자금을 추가로 지원하되 경영진의 책임을 철저히 따질 방침이다.

<박원재·박래정기자>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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