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금감위장 "시장 입장서 현대협상 주시"

  • 입력 2000년 5월 29일 19시 27분


이용근(李容根)금융감독위원장은 29일 기자간담회에서 “정부가 현대그룹과 마치 대립하고 있는 것처럼 비치고 있으나 정부는 현대와 외환은행간 협상을 예의주시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정부의 지금 입장은….

“경영권 분쟁이 불거지며 현대그룹이 시장에서 신뢰를 잃는 문제가 발생했다. 정부는 이에 따라 현대측에 자구계획을 발표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라고 요청했고 현대는 28일 ‘현대 입장’을 외환은행에 내놓았다. 이에 대해 정부가 좋은지 나쁜지 코멘트할 단계는 아니다. 현대와 채권은행이 사항별로 협의하면 시장에서 수긍할 수 있는 수준까지 협의가 될 것이라고 믿고 있기 때문에 정부가 지금 코멘트하는 것은 시기적으로 적절치 않다.”

―그렇다면 정부가 방관한다는 뜻인가.

“시장이 깨지는 것을 막을 의무가 정부에 있다. 양자의 협상을 예의주시하면서 현대의 자금동향을 체크하고 계열분리 대상, 방식, 기간 등 자구계획에 대해 시장 입장에서 납득이 가능한지 여부를 검토하겠다.”

―29일 주식시장 개장 초반 주가가 하락했는데….

“처음부터 시장이 그렇게 만족해하는 것 같지는 않다. 그러나 차차 만족할 만한 수준으로 갈 것으로 기대한다.”

―정몽헌 회장이 갑자기 일본으로 떠났는데….

“몽헌 회장이 일본에서도 수시로 구조조정위원회와 전화하고 팩스를 건네면서 조율하고 있다. 일본에 있든, 서울에 있든 문제가 안된다.”

―현대그룹 지배구조개선에 대한 정부의 입장은….

“정부가 보는 입장은 없으나 시장이 보는 입장은 있다. 정부가 특정인사에 대해 물러가라고 주문한 적은 없고 다만 시장에서 납득할 만한 수준이 돼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또 특정회사를 팔라고 한 적도 없다. 경영권 문제에 대해 신호를 보낼 필요는 있다. 그러나 특정인사를 지목할 필요는 없다.”

<김승련기자>srk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