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시큐어 테크놀로지, 창사 석달만에 기업가치 500배로

  • 입력 2000년 3월 27일 20시 25분


인터넷 보안솔루션 제공업체 넷시큐어 테크놀로지㈜ 김정훈사장(34). 그는 하나로통신 소프트웨어 개발팀 대리였던 지난해 11월 사업계획서 한 부를 상사인 김원호 마케팅팀 선임과장에게 내보였다.

김대리는 “인터넷 보급률이 높아질수록 보안분야의 중요성이 커진다”며 96년부터 3년간 자신의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 후배들과 일과후 개발한 솔루션을 보여주며 설득했다.

‘도원결의’를 맺은 두 사람은 이후 함께 창업투자사를 발이 부르트도록 돌아다녔고 솔루션 코드 검사까지 해보겠다며 꼬치꼬치 사업계획을 캐묻던 LG창투로부터 5억원을 받아냈다.

그리고 며칠뒤, 김대리는 하나로통신 신윤식 사장실을 찾았다. RLAEOL는 초고속통신망이 더 많이 깔리면 하나로통신은 보안문제에 부딪칠 것이며 자신들이 그 문제를 아웃소싱으로 풀어주겠다며 사내벤처 1호로 지정해달라고 요청했다. 신사장은 그 자리에서 지분 10% 인수를 확답해주었고 넷시큐어는 지난해 12월9일 돛을 올렸다.

하나로통신 대리에서 벤처기업 사장으로 변신한 과정에서 알 수 있듯 김정훈 사장은 매우 도전적이다. 그 저돌성으로 김사장은 설립 3개월만에 넷시큐어를 보안업체에서 ‘돌풍의 핵’으로 키워냈다.

김사장은 지난달 보안솔루션 개발분야 선진국 이스라엘로 날아가 넷가드사와 마케팅 및 기술개발에 대한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자신들이 개발한 첨단 보안기술인 MSI를 사용한 침입탐지시스템(IDS) ‘넷스펙터’로 함께 해외영업망을 구축하고 해외 정보보안 사업자와의 전략적 제휴를 추진키로 했다.

그리고 이달 9일 코오롱그룹과 국민은행, ‘지식과 창조’로부터 주당 155만원에 40억원을 유치했다. 설립 3개월만에 기업가치가 500배 이상 뛰어오른 것이다.

기술력도 매우 탄탄하다. 넷시큐어는 이미 성숙기에 접어든 보안의 1차관문인 파이어월(방화벽) 대신 2차관문인 침입탐지시스템에 사업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김사장은 “파이어월은 외부 해커의 침입은 어느 정도 막아내지만 내부 해커는 색출하지 못한다. 이 단점을 IDS는 해결한다”며 “IDS는 내부 침입자가 있다면 즉시 핸드폰이나 이메일로 보안관리자에게 알린다”고 설명한다.

IDS의 핵심기술은 MSI. 기존 보안솔루션이 ‘피지컬’에서 ‘어플리케이션’까지 7단계를 거치며 외부침입을 찾아낸 데 비해 MSI는 2단계인 데이터 링크에서 침입자를 가려내 처리속도를 3∼10배까지 높였다.

넷시큐어는 5월엔 넷스펙터 리눅스버전과 일반 개인을 위한 PC용 파이어월을 발표할 계획이다. 또 B2B 시장에서 구매자와 구입자가 보내는 서류를 모두 암호화해 정보를 보호하는 VPN(가상 사설망)을 올해말까지 개발, 사업영역을 넓힐 복안이다.

김사장은 “올해 매출액 목표를 200억원으로 잡고 있다”며 “올 하반기에 일본 중국 미국에 해외법인을 설립해 해외시장 공략에 주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호성기자> ks1011@do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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