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동반상승] 기술적 반등이냐 추세전환이냐

  • 입력 2000년 3월 22일 19시 25분


단순한 ‘기술적 반등’이냐, ‘추세전환’이냐.

코스닥 종합지수가 7일간의 하락세를 멈추고 22일 큰 폭으로 오르자 투자자들의 해석이 분분하다. 워낙 짧은 기간에 폭락했던 만큼 미국증시 반등을 계기로 본격적인 오름세로 돌아선 것이 아니냐는 게 추세전환을 주장하는 측의 기대섞인 분석. 그러나 대부분의 증권 전문가들은 “코스닥시장은 아직 상승의 모멘텀이 부족하다”며 ‘반짝 반등’에 멈출 것이라고 예상했다. 거래소시장에 대해서는 “저점을 확인한 게 아니냐”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반등은 제한적〓22일 지수가 크게 오른 것은 전적으로 개인들의 매수 때문. 투신권이 1118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한 반면 개인은 무려 1661억원 순매수를 기록했다. 외국인들도 43억원 순매도.

현대증권 투자전략팀 이건상과장은 “반등을 기대할 시점이었지만 초단기 매매를 하는 데이 트레이더들이 가세하면서 상승폭이 정상치보다 커졌다”며 “4월 중순까지는 일단 팔고난 뒤 살 기회를 보는 전략이 유효하다는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유무상증자 물량이 장세를 짓누르는 데다 지난달 ‘거래소 매도, 코스닥 매수’전략을 폈던 투신권이 수익증권 환매에 대응하기 위해 코스닥종목을 집중적으로 내다팔기 때문에 본격적인 추세변화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

대신경제연구소 정윤제 책임연구원도 “투신 등 기관들의 매도가 계속되는 한 상승은 제한적”이라며 “당분간 종합지수 220∼260 사이에서 박스권 장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수저점은 올라간다〓거래소시장의 경우 작년 10월26일 778→올 2월29일 810→3월15일 820→최근 840선에 이르기까지 조정기의 지수저점이 계단식으로 높아지고 있다.

코스닥 종합지수 역시 1월 폭락장에서는 178이 저점이었지만 이번에는 210선에서 반등에 성공했다.

KTB자산운용 장인환사장은 이를 ‘바닥을 확인하는 과정’으로 해석했다. 상승할 때마다 투신권 매물 등 두터운 대기매물이 흘러나와 지속적인 상승은 어렵겠지만 적어도 850선 밑으로는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폭넓게 확산되고 있다는 것. 거래소시장은 특히 반도체주가 주도주로 떠오르면서 장을 이끌고 있는데다 실적이 뒷받침되는 상장사들의 자사주 매입열풍과 외국인의 적극적인 순매수로 시장 체질이 좋아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거래소시장도 투신사 동향이 관건〓지수하락의 주범으로 꼽히던 투신사들이 거래일기준 19일간의 순매도를 멈추고 21일 순매수공세를 펼쳤다. 22일에는 다시 순매도를 기록했지만 ‘팔자’규모는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하지만 투신권이 외국인과 함께 장세의 버팀목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21일 투신사 순매수는 주식시장에 대한 전망과는 무관한 프로그램매수가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평가절하’하는 분위기. 또 은행권의 신탁자금 운용을 위탁받은 일부 후발 투신사들이 주로 사들인 것으로 보여 이를 추세반전으로 보기는 힘들다는 지적이다.

대한투신 이상호 주식운용부장은 “환매요구가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지수 900선을 넘어서면 또 한 차례 홍역을 치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강운·정경준기자>kwoon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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