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유럽 자동차업계 "한국서 차 안 팔리는 건 정부탓"

  • 입력 2000년 3월 21일 19시 58분


미국 자동차무역정책협의회(ATPC)와 유럽 자동차제조협회(ACEA)는 21일 미국 워싱턴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한국 자동차시장의 폐쇄성과 불공정성을 강력히 비난했다. 이들 단체의 움직임은 한국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자 한국내 시장점유율을 높이려는 의도인 것으로 보인다.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스티븐 콜린스 ATPC회장과 카밀 블룸 ACEA사무총장은 “지난해 한국의 자동차 내수시장 규모는 130만대가 넘었으나 외제차는 2401대만 팔렸다”며 “유럽과 북미지역에 연간 100만대 이상을 수출하는 등 모두 150만대를 수출하는 한국이 외제차를 이 정도밖에 수입하지 않는 것은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미국과 유럽 자동차가 한국에서 안팔리는 것은 가격 품질 스타일 등에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라 한국 정부가 외제차를 사지 못하게 만들고 있기 때문”이라며 외제차 구입자에 대한 세무조사와 한국 내 근검절약운동을 비난했다. 이들은 이어 “한국 정부가 외제차 수입시장을 확대하지 않는다면 한국 자동차 회사들은 미국과 유럽시장에 진출하기가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ATPC와 ACEA는 이에 앞서 지난달 28일 워싱턴과 벨기에 브뤼셀에서 공동으로 성명을 내고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국민에게 절약을 통해 올해도 흑자기조를 유지하자고 한 발언을 비난한 바 있다.외교통상부는 이에 대해 “자동차 교역 불균형은 시장 조건에 따른 것일 뿐 시장이 닫혀있기 때문에 비롯된 것은 아니다”라고 논평했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는 “수입차 판매량은 누가 한국 실정에 맞는 자동차를 갖고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벌이느냐에 달려 있다”면서 “BMW와 벤츠는 지난해 판매가 크게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홍석민기자·워싱턴〓한기흥특파원>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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