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지원 모럴해저드"… 정경련, 정부육성책 비판

  • 입력 2000년 3월 19일 19시 59분


전경련이 1월 ‘코스닥 거품론’을 제기한데 이어 다시 ‘벤처지원 도덕적 해이(모럴 해저드)’론을 제기, 정부의 벤처집중지원책을 비판하고 나섰다.

전경련 부설 한국경제연구원 좌승희(左承喜)원장은 최근 “재정자금을 동원한 정부의 벤처육성책은 모럴해저드를 초래하는 등 심각한 부작용을 낳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좌원장은 전경련의 월간 산협재단 3월호 기고를 통해 “급변하는 대내외 환경을 고려하면 정부의 벤처 육성책은 변해야 한다”며 “정부가 기업과 시장에 직접 개입하는 방식은 지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좌원장은 “성공 확률이 5%도 넘지 못한다는 모험기업인 벤처 산업에 대해 성장목표 수치를 제시해가며 정부가 육성책을 내놓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지, 또한 이런 목표들이 실천가능한 것인지 극히 의문스럽다”고 지적했다. 좌원장은 특히 “벤처기업에 투자되는 자본은 고위험과 고수익을 추구하는 민간 자본이어야 한다”고 전제, “정부는 시장질서 확립을 위한 공시 제도나 감독 기능 강화 등을 위한 제도적 뒷받침에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코스닥 시장은 우량 벤처기업을 적극 유치하되 불량 기업이 신속하게 퇴출될 수 있는 시장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며 “문제가 있다면 정부가 직접적인 세무조사 등 행정 규제보다 제도와 유인 구조의 개선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재정경제부 권오규경제정책국장은 “전경련이 벤처기업에 대한 지원을 문제삼는 것은 곤란하며 재래산업에 대한 균형있는 지원을 요청하는 것이 합리적 태도”라고 강조했다.

<임규진기자> mhjh2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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