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재무구조 부실…예대금리 마진폭 축소

  • 입력 2000년 2월 23일 19시 30분


지난해 하반기부터 은행들이 경쟁적으로 예금금리는 올리고 대출금리는 내림으로써 수익이 줄어들어 재무구조가 극히 부실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은행의 금리수준별 여수신 비중을 조사한 결과 99년 12월중 신규 취급한 전체 정기예금 가운데 금리 연 8%이상 예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21.2%를 기록, 작년 6월(6.3%)과 9월(9.6%)에 비해 급격히 높아졌다.

이처럼 고금리 예금이 증가한 것은 지난해 7월 대우사태로 시장금리가 오른데다 은행들이 예금유치와 여신구조의 장기화를 유도하기 위해 정기예금에 적용하는 우대금리의 폭을 확대해왔기 때문이다.

대출금리는 99년 3월엔 연 10∼12%미만이 가장 많았으나 6월 이후에는 8∼10%미만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특히 금리 6∼8%미만의 대출금 비중이 지난해 3월 15.5%, 6월 30.5%, 9월 32.9%, 12월 36.3%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이에 따라 10%미만의 저금리 대출도 작년 3월 43.4%에서 6월 66.8%, 9월 74.0%, 12월 75.7%로 크게 늘어났다. 한은 관계자는 “은행들이 적정 예대마진을 고려하지 않고 또다시 금리인상을 통해 예금을 끌어들이려는 행태를 보이고 있어 경영 부실화가 우려된다”며 “주택은행이 최근 처음으로 예금금리 인하를 단행했지만 다른 은행이 따라가기에는 상당 기간이 소요될 것 같다”고 말했다.

<박현진기자>witn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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