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액면가기준 50% 현금배당

  • 입력 2000년 1월 22일 00시 03분


삼성전자가 상장사로서는 사상 최대 액수인 4300억원 규모의 현금배당을 실시하기로 했다.

이는 국내 기업이 지난 2년간 구조조정과 경영 투명성 제고 등을 통해 이익을 중시하고 주주를 우대하는 경영관행을 서서히 정착시켜 나가는 기업경영 패러다임의 변화로까지 받아들여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21일 최대 순익을 남긴 지난해 경영실적에 힘입어 주식 액면가(5000원) 기준 50%의 배당률을 적용해 현금 배당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공시를 통해 지난해 매출이 98년 대비 30% 증가한 26조1177억원, 당기 순이익은 900% 이상 증가한 3조1695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매출 및 순익규모 및 배당액은 국내 기업 중 사상 최대이며 삼성전자의 시가총액도 20일 현재 45조3385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배당률에 있어서는 98년 쌍용정유 우선주가 51%, 쌍용정유 보통주가 50%를 기록한 사례가 있어 사상 최고는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의 당기순이익이 3조원을 넘어서기는 처음이며 매출액 대비 순이익률도 약 12%로 외국 일류기업들의 평균 수준인 10%를 넘어섰다고 삼성전자는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상반기 결산에 따라 10%의 현금 배당을 이미 실시했으며 이번에 40% 배당을 추가해 모두 50%의 현금 배당을 실시한다. 총 발행주식 1억7519만여 주에 배당률 50%(2500원)를 계산하면 전체 배당액은 4273억9200만원에 이른다.

삼성전자는 “높은 배당률을 적용한 것은 주주를 중시하는 경영방침을 반영한 것”이라며 “반도체 중심에서 탈피, 통신장비 및 박막액정표시장치(TFT-LCD) 등에 영업력을 집중한 전략변화가 성공을 거두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증권연구원의 이정범(李柾範)연구위원은 “지금까지 국내 기업들은 문어발식 확장으로 인해 항상 투자자금이 필요했기 때문에 이익이 발생해도 주주에게 돌려주지 않았다”며 “그러나 최근 이익금을 쓸데없는데 투자하는 것보다 주주에게 나눠주는 것이 낫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박현진기자>witn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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