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역경매' 유통혁명… 전자상가보다 5∼20% 싸

  • 입력 2000년 1월 4일 01시 32분


“이 사람들 미쳐도 단단히 미쳤구먼…”

인터넷 역경매 전문사이트 예스월드(www.yess.co.kr)를 통해 지난해 말 냉장고를 구입한 김대호씨(34)는 이렇게 시작하는 E메일을 예스월드측에 보내왔다.김씨가 이런 메일을 보낸 것은 이 사이트를 통해 소비자가보다 50% 정도 싼 값에 냉장고를 구입한데 대한 고마움을 표시하기 위한 것. 출고량이 부족해 구하기 어려운 모델을 끝까지 찾아내 원하는 날짜에 배달해준 서비스가 김씨를 감동시켰다.백화점 전자상가 할인점 인터넷쇼핑몰 등 50여 곳을 돌아다녔지만 결국 유명하지도 않은 인터넷 벤처기업을 통해 원하는 가격과 날짜에 물건을 구입한 셈.

‘예스월드’가 내세우는 강점은 국내에서 가장 싼 값에 전자제품을 구입할 수 있다는 점. 삼성전자와 제일기획 임직원 출신들이 만든 벤처기업으로 ‘역경매’라는 새로운 방식으로 유통혁명에 도전하고 있다. 값은 전자상가보다도 싸다.

인터넷 역경매란 회원으로 가입한 소비자가 사고 싶은 물건을 사이트에 올려 놓으면 자유경쟁입찰방식에 의해 가장 싼 값을 제시한 공급업체가 낙찰받는 방식을 일컫는 말. 가장 높은 가격을 써내는 소비자가 낙찰받는 기존 경매사이트와는 반대 개념의 유통방식이다.

이 역경매 사이트에는 ‘박리다매’를 노리는 용산 전자상가 등에서 200여개 유통업체가 참여하고 있어 낙찰가가 전자상가 판매가 보다 5∼20% 가량 낮게 형성되고 있다.LG디오스 냉장고(모델명 76AZ)가 권장소비자가(245만원)보다 56% 싼 값(162만워)에 낙찰된 기록이 있을 정도.

취급하는 제품이 1000여 종에 달하고 철저한 애프터서비스도 보장받을 수 있어 개점 한달여만에 7만여명을 회원으로 모았다. 거래수수료는 공급업체로부터만 낙찰가의 2%씩 받고 있어 소비자들은 부담없이 사이트를 이용할 수 있다.

현재 한글과컴퓨터 무한투자기술 등이 이 회사에 자본참여 계약을 체결한 상태며 최근에는 일본 소프트뱅크 손정의사장이 주최한 모임에 초청받아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예스월드 이상길이사는 “소비자들이 다리품을 팔지 않고도 국내 최저가에 전자제품을 살 수 있는 게 이 사이트의 가장 큰 장점”이라며 “올해는 360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02-3444-9460

〈박정훈기자〉 sunshad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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