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증권-서울투신, 대우 편법지원… 고객피해 예상

  • 입력 1999년 11월 22일 19시 11분


대우그룹이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들어가기 전 대우증권과 서울투신운용이 대우계열사인 다이너스카드와 대우캐피탈을 통해 2조2400억원을 편법지원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서울투신운용은 고객들이 맡긴 신탁재산에서 1조2700억원을 지원한 것으로 드러나 고객들은 펀드 만기때 손해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22일 대우 채권은행단 및 관련금융계에 따르면 서울투신운용은 대우캐피탈에 6450억원, 다이너스카드에 3400억원을 콜(금융기관간 초단기 자금거래)자금 형식으로 빌려준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투신운용은 또 나라종금에 콜자금 1437억원을 빌려주었으며 나라종금이 발행한 자기발행어음 1510억원어치를 매입했고 나라종금은 이 자금을 모두 대우캐피탈에 빌려줬다.

대우증권도 대우캐피탈에 자체보유자금 7744억원과 대한투신에서 빌린 2000억원 등 9744억원의 콜자금을 빌려줬다.

대우캐피탈과 다이너스카드는 이렇게 확보한 2조2444억원을 ㈜대우를 비롯한 대우계열사에 직접 대출해줬다.

금융기관이 기업에 직접 콜자금을 지원할 수는 없지만 금융기관간 콜거래는 가능하다는 점을 이용, 기업대출이 가능한 대우캐피탈과 다이너스카드를 중간에 끼워넣어 우회지원하는 브리지론(Bridge Loan)방식이 활용된 것이다.

그러나 대우캐피탈과 다이너스카드를 포함해 12개 대우계열사가 워크아웃에 들어가면서 대우증권과 서울투신운용은 지원금을 한푼도 돌려받지 못하고 있어 이곳에 돈을 맡긴 고객들의 피해가 우려된다.

한편 대우 채권단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협의회를 열고 대우캐피탈의 워크아웃 방안을 논의했으나 채권금융기관간의 이견으로 콜자금 처리방안이 부결됐다.

전담은행인 서울은행은 대우캐피탈을 통해 대우 타계열사에 지원된 콜자금에 대해 원금을 2004년말까지 상환유예하는 방안을 안건으로 상정하고 이자를 ‘자금을 빌려쓴 계열사로부터 받은 이자+연0.75%포인트’로 제시하자 자금을 제공한 종금 투신 증권 등 2금융권은 이자가 너무 낮아 손실이 크다며 일제히 반발한 것.

부채 1780억원의 출자전환 등 나머지 안건은 90%(채권액기준)이상의 찬성을 얻어 원안대로 통과됐다.

〈김두영·신치영기자〉nirvana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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