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自 할부행사 축소 해프닝…뒤늦게 대상줄여 혼란

  • 입력 1999년 10월 10일 19시 39분


현대자동차가 경쟁사의 판촉공세에 맞서 성급히 할부행사를 발표했다가 갑자기 계획을 축소해 소비자들로 부터 거센 항의를 받고 있다.

현대차는 최근 선수금없이 차값의 60%는 36개월간 할부하고 나머지 40%는 2002년에 내도록 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2002 월드컵할부행사’를 ‘에쿠스를 제외한 전 승용차’에 대해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현대측은 그러나 보도가 나간 8일 “갑자기 방침이 바뀌어 아토스 아반떼 베르나 등 3개 차종에 대해서만 실시한다”고 정정했다.

현대차 영업소들은 아예 “신문사에서 잘못 알고 기사를 쓴 것”이라며 책임을 회피했고 소비자들은 다시 신문사로 항의전화를 거는 소동이 일었다.

이와 관련, 현대차 관계자는 “결재라인을 거쳐 확정된 내용이었으나보도가나간뒤 ‘현대까지 할부경쟁에 뛰어들어서 되겠느냐’는상부의지적이있어 행사내용을 축소하게 됐다”며 “혼란을 일으켜 죄송하다”고 말했다.

현대가 당초 대규모 할부행사를 벌이려 했던 것은 대우자동차가 지난달 시작한 공격적 할부행사로 현대차의 시장점유율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지난달 대우는 내수시장에서 모두 3만3329대를 팔아 지난해 같은달에 비해 무려 53.4%나 판매실적이 증가했다.

반면 별다른 행사를 벌이지 않았던 현대차는 시장점유율이 8월 45.0%에서 지난달 41.4%로 하락하자 위기감을 느껴 서둘러 할부행사를 기획했다가 축소하는 해프닝을 벌이고 만 것이다.

〈김홍중기자〉kima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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