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채권단, 주력 7개사 자금지원 거부…대우 반발

  • 입력 1999년 9월 5일 18시 45분


대우그룹 채권단회의에서 주력 7개사에 대한 자금지원이 부결되자 대우그룹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자금지원도 변변히 안해주면서 왜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대상기업으로 지정했나”라는 목소리가 비등하다. 대우 워크아웃 진행속도가 늦어져 자구계획에도 큰 지장이 초래되고 부실채권이 눈덩이처럼 늘어날 것이란 우려가 팽배해 있다.

▼협력업체 부도 위기▼

금융권의 자금지원 소식을 학수고대하던 대우 협력업체들까지 “사실상 경영권을 장악한 채권단이 지원을 미루고 있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라고 비난하는 분위기. 알맹이 있는 지원을 기대했던 대우와 협력업체들은 눈앞에 닥친 부도위기에 긴장하고 있다.

대우 구조조정본부의 한 임원은 5일 “㈜대우 대우전자 대우자동차 등 핵심계열사들은 워크아웃 지정전 이미 무역금융과 당좌대출 등 한도거래여신이 계속 축소돼 영업에 큰 지장을 받아왔다”며 “채권단의 4일 결정은 대우를 부도내겠다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채권단은 지난달 26일 1차 회의에서 한도거래 여신의 경우 지난달 25일 사용잔액 범위내에서 지원하기로 했지만 일선 은행창구에서는 이처럼 줄어든 여신한도마저 사실상 무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우측은 “워크아웃 지정후 채권단 지원은 대우증권 증자에 참여한 것과 7억달러에 달하는 외상수출어음(DA)을 매입해준 것이 거의 전부”라며 “이럴 바엔 법정관리를 신청하는 것이 나았을 것이란 내부의견도 많다”고 말했다.

▼투신권 반발로 부결▼

이에 앞서 대우 93개 채권금융기관들은 4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2차 협의회를 열고 12개 워크아웃 계열사의 기존 여신한도를 되살려 신규자금을 지원하는 방안을 논의했으나 투신권의 반발로 핵심 계열사 지원안건이 부결됐다.

이날 회의에서 자금지원 안건은 쌍용자동차 대우전자부품 대우자동차판매 오리온전기 경남기업 등 비주력 5개사에 한해 통과됐다.

핵심 계열사인 ㈜대우 대우자동차 대우전자 대우중공업 대우통신 등 7개사에 대한 안건은 투신사 대표들이 “보증사채에 대한 구체적인 이자지급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 한 자금지원에 동의할 수 없다”고 주장, 부결됐다.

▼수출등 막대한 타격▼

㈜대우 등 7개사와 협력업체들은 무역금융과 어음할인, 당좌대출 등의 한도가 거의 소진된 상태에서 추가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는 길이 막혀 수출과 영업활동에 막대한 타격을 입게 됐다.

채권단은 부결안건에 대해 투신사들과 의견을 조율한 뒤 이번주 초 채권단협의회를 다시 소집해 자금지원 안건을 처리하기로 했으나 투신사의 입장이 강경해 주력사에 대한 자금지원이 실현될지는 불투명하다.

〈박원재·박래정기자〉eco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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