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증권 주가조작]현대 “이미지훼손 우려 손뗐다”

  • 입력 1999년 9월 1일 19시 28분


○…현대그룹 관계자는 “이회장 때문에 자칫 그룹 전체의 이미지가 구겨질 가능성이 높아 그룹 차원에서는 오래전에 이 문제에서 손을 뗐다”고 말했다.

따라서 최근 들어서는 ‘마당발’로 통하는 이회장이 자신의 생존차원에서 정치권과 검찰을 상대로 전방위(全方位) 로비를 벌이고 있다는 것.

로비에는 경기고 출신인 이회장이 자신과 친분이 있는 경기고 출신인사를 총동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연세대 출신인 이훈규(李勳圭)서울지검특수1부장과 친분이 있는 연세대 출신들도 대거 동원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이회장은 올들어 전국을 돌면서 주식투자설명회를 갖는 장면을 비디오로 촬영해 청와대에까지 보내는 등 ‘필사적으로’ 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비디오에는 이회장이 전국의 주식투자자들을 상대로 강연을 하면서 자신이 ‘DJ의 경제전도사’임을 자칭하는 장면 등이 포함돼 있다는 것.

○…이회장은 정주영(鄭周永)명예회장의 각별한 신임을 받고 있는 현대그룹의 ‘핵심중 핵심’이어서 정씨 일가(一家)가 과연 주가조작 사실을 몰랐는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검찰수사가 착수된 직후 증권가 등에는 정씨 일가 중 최소한 1명 정도는 사법처리될 것이라는 설이 나돌기도 했다.

주가조작 사건을 주도한 계열사는 현대증권이고 여기에 동원된 계열사가 현대중공업 현대상선 등이다. 따라서 정치에 입문한 뒤 현대중공업의 고문으로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있는 정몽준(鄭夢準·정명예회장의 6남)의원보다는 현대전자와 현대상선의 경영을 맡고 있는 정몽헌(鄭夢憲·〃5남)회장에게 한때 눈길이 쏠리기도 했다.한 검찰출신 변호사는 “정주영회장의 신임이 아무리 두텁다고 해도 월급회장인데 이회장이 이같이 엄청난 일을 오너와 상의없이 혼자 했다는 것은 상식에 반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검찰은 현재까지의 수사결과로는 정씨 일가가 개입한 증거는 전혀 드러나지 않고 있어 이회장이 주가조작을 주도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입장이다.

한 수사관계자는 “현대증권이 97년에 입은 엄청난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보유하고 있던 현대전자 주식의 시가를 높일 필요가 있었다. 정씨 일가는 관련이 없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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