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SK 빅딜 백지화] 아람코社 『쌍용정유 직접 경영』

  • 입력 1999년 6월 29일 23시 18분


쌍용그룹이 SK와의 정유 빅딜협상을 백지화하고 쌍용양회㈜가 보유한 쌍용정유 지분 28.41%를 쌍용정유의 최대 주주인 사우디 아람코에 8000억원에 매각하기로 25일 가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올해 3월 쌍용정유 인수를 발표하고 그동안 쌍용양회측과 지분 인수 협상을 벌여온 SK㈜는 경영권 확보 문제와 인수가격에 대한 이견 때문에 인수를 포기했다.

아람코사의 쌍용정유 지분은 이미 보유중인 35%를 포함, 63.41%로 높아졌다. 이로써 국내 정유 시장은 SK㈜와 LG칼텍스정유㈜ 아람코 현대―한화의 4사 체제로 재편된다.

▽SK와의 협상 결렬〓SK측 고위 관계자는 29일 “쌍용정유를 인수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쌍용정유의 대주주인 아람코사와 쌍용양회 사이에 지분 매각후 경영권 문제를 타결짓는 협상이 진척을 보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SK는 쌍용정유 지분 인수 문제에서 완전히 손을 뗐다”고 덧붙였다.

아람코사는 그동안 쌍용양회가 SK에 지분을 넘기기로 일방적으로 발표한 데 대해 불만을 표출해 왔으며 SK와의 협상에서 경영권을 넘겨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람코는 그동안 2대 주주인 쌍용양회에 경영권을 일임해 왔으며 지난해 쌍용양회측과 쌍용정유 지분 인수 협상을 벌이다가 가격 차이로 인수를 포기했었다.

▽쌍용정유의 향후 경영 방향〓아람코사는 빠른 시일내에 지분인수에 따른 실무 문제를 마무리짓고 직접 경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외국정유회사의 한국시장 진출과 직접 경영에 따른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 쌍용정유의 로고를 그대로 사용하고 상표 사용권료를 지불할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정유 관계자는 “SK와의 협상은 결렬됐지만 아람코사와 협의해야 할 부분도 상당히 남아 있다”고 밝혔다.

▽국내 정유시장 회오리〓아람코사의 시장 진입으로 국내 정유시장은 회오리바람에 휘말릴 것으로 예상된다.

쌍용정유는 97년 7월1일 유가 자유화 이후 휘발유 가격인하 전쟁을 주도했으며 아람코사가 인수함에 따라 다시 한번 가격 경쟁을 유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국내 정유시장은 SK 36.5%, LG칼텍스정유 32%, 한화―현대 17.6%, 쌍용정유 13.8%로 분할돼 있다.

〈이 훈기자〉dreamlan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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