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휴직-해직자 복직 붐…현대自등 잇단 원직복귀

  • 입력 1999년 6월 6일 18시 15분


10개월만에 현대자동차 아산공장 생산라인에 재배치된 최정천(崔正天·37)씨. 지난해 7월 구조조정 과정에서 동료들과 기약없는 이별을 해야 했던 최씨는 3일부터 이 회사 생산라인에서 다시 땀방울을 쏟기 시작했다.

극심한 경기침체로 암울했던 회사는 어느새 우렁찬 기계음을 토해내는 분주한 생산현장으로 분위기가 바뀌었다. 그를 맞는 동료들의 환한 웃음속에서 휴직기간 중 아내와 함께 날품팔이로 생계를 유지했던 지난 10개월이 꿈처럼 느껴졌다.

회사를 떠났던 사우(社友)들이 일터로 돌아오고 있다. 환란의 소용돌이에서 대규모 휴직과 정리해고를실시해야했던기업들이 최근 경기가 급속히 회복되면서 일손이 달리자 회사를 떠났던 사원들을 원직복귀시키고 있는 것.

지난해 7월 사원 1천7백여명을 무급휴직으로 떠나보냈던 현대자동차는 최근 2백70명을 복직시켰다. 당초 1년6개월간으로 휴직기간이 예정돼 있었지만 올초부터 내수와 수출시장이 급격히 회복되면서 인력수요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는 나머지 미복귀 사원에 대해서도 올해말까지 단계적으로 전원 복직시킬 방침이다.

아시아나항공도 지난해 감량경영을 위해 6백30명을 1년간 안식휴가 형태로 쉬게 했지만 자진퇴사한 사원을 제외한 전원을 최근 복직시켰다. 1년6개월간의 희망휴직제를 실시했던 쌍용양회도 9월 중 휴직인원 모두를 복직시킬 방침이다.

특히 경제한파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정리해고와 무급휴직으로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했던 오리콤과 제일기획 등 광고업체들도 최근 광고물량이 크게 늘면서 퇴직자들을 ‘동료 추천’형식으로 재입사시키고 있다.

경영사정으로 신입사원을 뽑아놓고도 경기악화로 미발령 대기자를 양산했던 공기업이나 민간기업들도 미발령 인력에 대해 잇따라 정식발령을 내고 있다. 한국전력은 환란직전인 97년 공채시험을 통해 선발해 놓고도 감량경영 분위기 때문에 발령을 내지 못했던 4백12명 전원을 최근 단계적으로 현업에 배치하고 있다. 대졸 합격자 2백22명은 이미 정식발령을 받았으며 전문대와 고졸 출신 합격자 1백90명은 이달 중에 정식 채용될 예정이다.

장기간 대기발령으로 소송사태까지 휘말렸던 현대전자는 1차적으로 입사대기 상태인 4백여명 중 2백50명을 연수시키기로 했으며 나머지 인원에 대해서도 순차적으로 정식발령을 낼 예정이다.

〈박정훈기자〉hun3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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