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오름세 언제까지]『국내외 호재… 당분간 상승』

  • 입력 1999년 3월 30일 19시 36분


‘국내외 호재가 절묘하게 어우러졌다.’

증권전문가들은 “미국 다우지수가 10,000을 넘어선 시점이 전날 매물 정리를 끝낸 기관투자가들이 주식매입을 확대하려는 시점과 겹치면서 큰 폭의 상승장을 이끌어냈다”고 분석했다.

4일째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싼 값에 주식을 사려는 저점 매수’도 주가상승에 한몫 단단히 했다.

▽세계 증시의 동조화〓미국 주가가 사상 처음 종가기준으로 10,000을 넘어섰다는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주가는 개장하자마자 단숨에 16포인트 폭등했다.

해외 변수에 대한 민감도가 가뜩이나 높아진 상황에서 미국 증시활황은 필연적으로 국내 주가의 상승무드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이런 현상은 갈수록 뚜렷해지는 것이 최근의 추세.

미국증시의 활황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는 관측이 유력하나 주가가 한없이 오를 수만은 없는 일. 경기과열에 대한 경계심리가 구체화될 경우 주가가 일거에 폭락할 가능성 또한 배제할수 없다.

일각에서는 미국 주가가 빠져야 해외투자자금이 이머징마켓(신흥시장)으로 유입되어 경제활성화가 촉진된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하나 실제로는 그 반대라는 게 대다수 증권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대우증권 리서치센터 이종우(李鍾雨)연구위원은 “미국 증시가 상승세를 탈 때 뮤추얼펀드 등 해외증시 투자자금이 아시아증시로 대거 유입돼 동반상승세를 보인 게 과거의 경험”이라고 설명했다.

LG증권 황호영(黃浩永)투자전략팀장은 “미국 다우지수가 많이 오를수록 폭락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라며 “그러나 조정을 받으면서 서서히 하락한다면 국내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기관들, 순매수로 전환〓전날까지 3월결산을 앞두고 보유주식을 털어내는 데 급급했던 기관투자가들이 이날 1천6백억원 규모의 순매수로 전환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기관들의 프로그램 매수주문이 장초반부터 크게 늘어나면서 주가상승폭이 커졌다.

한국투신 장동헌(張東憲)주식운용1팀장은 “결산을 끝낸 기관들이 4월 장세에 대비해 본격적인 주식매입에 나서는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뮤추얼펀드와 주식형 수익증권 등 간접투자상품의 저가 매수주문이 많이 들어오고 있어 주가상승의 활력소가 되고 있다는 반응. 실제로 투신사들은 이날 무려 1천1백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증권전문가들은 “기관들이 적극적인 주식 순매수로 나올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620∼630선대에 포진한 매물벽을 넘으면 추가 상승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아무튼 미국증시가 지수 10,000시대를 순항한다면 한국주식시장에도 경제의 상승무드와 맞물려 주가를 견인하는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강운기자〉kwoon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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