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로스 한국투자 재개…퀀텀펀드측 『한국 최악위기 탈출』

  • 입력 1998년 10월 15일 07시 28분


소로스군단이 한국 증권시장에 재상륙했다. 국제 금융시장의 큰손

조지 소로스가 이끄는 퀀텀펀드가 국내주식투자를 재개한 것.

퀀텀펀드는 우리나라가 국제통화기금(IMF)관리체제로 들어가기 직전인 작년 11월 한국에 대한 투자를 전면 동결했으며 최근까지 이런 상태가 이어져 왔다.

국내 금융계 고위관계자는 14일 “퀀텀펀드의 주식운용 담당자와 경제분석가들이 13일 방한해 주요 경제연구소 및 금융계 기업계 관계자들과 잇따라 접촉하면서 ‘한국에 대한 투자를 재개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LG증권 국제영업 담당자는 “퀀텀펀드가 재투자에 착수한 것이 사실이라면 국내 증시에 상당한 호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퀀텀펀드와 같은 투기성 자금(헤지펀드)은 단기 차익을 노리는 만큼 장기적으로 볼 때 불안요인이 하나 더 생긴 셈”이라며 “국내 경제사정이 악화될 기미만 보이면 즉시 이탈해 주가 폭락을 부채질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퀀텀펀드측은 투자규모를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계 관계자에 따르면 퀀텀펀드측은 “한국경제는 최악의 위기국면을 벗어난 것으로 판단되며 내년 1∼3월에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올해 동기 대비 플러스로 돌아설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퀀텀펀드측은 또 “우리의 관심은 언제 신용경색이 풀리고 언제 소비자들의 구매심리가 회복되느냐는 것인데 최근 한국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해 국채를 대규모로 발행한 것은 이런 점에서 매우 잘한 일”이라고 평가했다는 것.

퀀텀펀드측은 “이런 요인들을 복합적으로 감안해 지난달 한국에 대한 주식투자를 재개했다”며 “이번 방한 결과를 토대로 추가 투자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는 것.

또 한국의 금융 기업 구조조정 추진에 관해 퀀텀펀드측은 “속도가 다소 늦은 감은 없지 않지만 그렇다고 지금 평가하기는 이르다”며 “구조조정은 시간이 걸리는 사안”이라고 말했다고 국내 관계자는 전했다.

퀀텀펀드의 한국 증시 투자규모는 96년 최대 5천억원에 이르렀으나 그후 주식을 처분하면서 작년 11월에는 7백억∼8백억원으로 급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나마도 국내 주식폭락으로 시가 기준 3백억원대에 불과한 것으로 증권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이강운기자〉kwoon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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