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삼광유리 직원220명, 추석연휴 반납 용광로 지켜

  • 입력 1998년 10월 6일 20시 05분


“회사부터 살려야지요.”

추석인 5일 오전 7시반경 인천 남구 학익동 삼광유리공업주식회사 인천공장. 오전반 직원 1백여명은 평소와 다름없이 출근했다. 다른 점이라면 작업시작 전 공동차례를 지낸 것 뿐이었다.

삼광유리는 각종 유리병과 ‘윈저’라는 유리식기를 생산하는 정상급 유리 자동제병업체. 그러나 계열사의 연쇄부도 여파로 올 초 부도처리됐다.

그러나 이 회사는 한마음 한뜻으로 노사가 단결해 난국을 극복했다. 사측은 경영상태를 공개하고 노조는 상여금 100%와 잔업수당을 반납했다. 상반기 자동제병업체의 평균 생산량이 22%나 준데 비해 삼광은 19%가 늘었다. 채권단도 7월 삼광의 화의신청을 인가해줬다.

“회사가 정상화되기 전까지는 한시도 쉬지 않겠다고 가족과 약속했습니다.”

뜨거운 용광로 옆에서 연방 땀을 훔치는 차재용(車載用·42)씨는 삼광유리의 생산직 2백20명은 추석연휴 나흘간 한명도 빠짐없이 뜨거운 용광로 곁을 떠나지 않았다고 전했다.

〈권재현기자〉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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