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부시 MIT大교수 강연]『관료저항이 한국개혁 막아』

  • 입력 1998년 7월 6일 19시 56분


저명한 경제학자인 루디 돈부시 미국 MIT대 석좌교수는 6일 고금리와 긴축정책을 기조로 하는 국제통화기금(IMF)의 처방을 지지했다.

돈부시교수는 이날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강연회에서 “금융위기 극복을 위한 IMF의 처방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지만 긴축적인 통화관리와 공공부문 금융의 건전성이 확보되지 않는다면 금융안정을 달성하기 어렵다”며 “따라서 고금리와 긴축정책을 기조로 한 IMF의 처방은 통화 및 금융안정을 지키기 위해 옳은 처방”이라고 말했다.

돈부시교수는 “일부 아시아국가들의 경제위기는 해당국 정부가 금융시스템의 관리감독을 소홀히 하고 관련 규정이 미비하며 투명성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아시아의 경제위기는 자본주의의 위기라기보다는 자본시장의 위기”라고 규정하고 “정부의 감독소홀과 더불어 중앙은행의 무모한 외환보유고 고갈 등 정책오류가 사태를 더욱 악화시켰다”고 지적했다.

일본경제의 앞날에 대해 돈부시교수는 “아시아의 경제를 회생시키는 데 도움을 주기는커녕 오히려 아시아위기의 큰 원인이 되고 있고 그러한 부정적인 역할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고 우려하면서 아시아 경제위기가 내년에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한국에서는 기득권을 보호하려는 관료들의 저항이 개혁의 걸림돌”이라고 지적하고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경제정책은 순조롭게 출발했으나 관료들의 저항에 효율적으로 대처하지 못한다면 한국은 현재의 일본과 같은 상황에 처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박래정기자〉eco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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