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노사정위원 초청 오찬 대화요지]

  • 입력 1998년 6월 26일 19시 11분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26일 청와대에서 김원기(金元基)제2기 노사정위원장과 제1기 노사정위원장을 지낸 한광옥(韓光玉)국민회의부총재 등 1, 2기 노사정위원 전원을 초청, 오찬을 함께 했다.

다음은 오찬 대화록 요지.

▼김대통령〓세계가 하나의 경제권으로 변화하고 있으므로 우리는 국제적 연계속에서 발전을 추구해야 한다. 그러나 그것에 영향을 주는 문제가 두가지 있다. 중산층의 몰락과 실업자문제다. 노사정 협력은 이 시대의 절대적 과제다. 서로 상대의 어려운 사정을 듣고 자신의 기막힌 사정도 얘기하면서 이해하고 양보하는 새로운 산업문화 노동문화를 만들어가야 한다.

▼박인상(朴仁相)한국노총위원장〓공기업 구조조정과정에서 대화가 잘 안돼 노동계가 불만을 갖게 된다. 협상하고 발표하는 게 순서에 맞다. 실업기금을 기업에 줘서 실업자를 만들지 않도록 하는 방향으로 검토할 수도 있지 않은가.

▼배석범(裵錫範)1기위원〓(민노총의) 2기 노사정위 참여시 파업 등으로 기소된 노동자 1백50여명에 대한 사법적 고려를 약속받았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아직 해결되지 않고 있다.

▼이기호(李起浩)노동부장관〓부당노동행위에 대해서는 정부가 엄정하게 해나갈 것이다. 2기 노사정위에 부당노동행위 대책위원회를 만들어 대응할 수도 있을 것이다.

▼김창성(金昌星)경총회장〓국가경제를 위해 어떻게 하면 좋겠는지 허심탄회하게 의논했으면 한다.

▼김우중(金宇中)전경련회장직대〓노사관계에 있어 아시아식과 서구식은 차이가 많다. 서구식으로 가면 노동계는 굉장히 불안할 것이다. 외국자본이 들어오면 서구식으로 노사문제를 풀 것이다. 국제적 룰에 따라 노사관계가 변천해가고 있는데 노동계의 입장 정리가 필요하다. 잘못한 기업도 있지만 어느 분야보다 기업이 최선을 다하고 있다. 노동계에 대해서도 최선을 다하려고 생각한다. 대기업에서는 한 건의 정리해고도 없다.

▼이갑용(李甲用)민주노총위원장〓국민은 환란이 어디에서 왔는지 오늘의 위기 원인에 대한 충분한 책임규명을 요구한다. 1천3백만 노동자는 그동안 잘못한 것이 없다. 납득할 수 있을 정도로 책임이 명료하게 규명되면 개혁에 동의하고 앞장설 수 있다.

▼김대통령〓뜻깊은 자리다. 노사정이 무릎을 맞대고 나라를 위해 협력하자는 얘기를 나눌 수 있는 나라가 어디 있겠느냐. 세계에서는 이갑용위원장을 아주 강성이라고 생각하는데 이위원장이 “나부터 납득되면 개혁에 앞장서겠다”는 말을 할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할 것이다. 국제사회는 우리에게 정치의 안정과 노동의 안정, 기업의 투명성, 관료의 능률성을 요구한다. 이를 실현시켜야 한다. 노동자들의 억울한 점은 반드시 해결하겠다. 단 폭력을 쓰면 도와줄 수 없다.

〈임채청기자〉ccl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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