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그룹 자금흐름 정밀조사…금감위,22일부터 착수

  • 입력 1998년 6월 21일 19시 52분


금융감독위원회가 22일부터 현대 삼성 대우 LG SK 등 5대 그룹의 자금 수급상황에 대한 정밀조사에 나선다.

금감위는 21일 5대 그룹 계열사들이 기업어음(CP)과 회사채를 독점, 자금을 과점하는 바람에 나머지 대다수 기업이 자금경색에 시달리는 것을 시정하기 위해 5대 그룹 자금에 대한 정밀조사를 벌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금감위 관계자는 “5대 그룹이 수출로 벌어들인 1백억달러를 원화로 바꾸지 않고 은행에 예금해둔 것은 원화 자금조달에 아직 문제가 없기 때문”이라며 “이들 그룹에 대해 CP와 회사채의 발행 및 인수 과정 등을 면밀히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금감위는 금융감독권의 범위 내에서 주채권은행을 통해 5대 그룹의 전 계열사에 대한 재무제표를 제출받아 현금 흐름을 분석하고 은행감독원을 통해 전표에 의한 자금 추적을 실시할 계획이다.

금감위의 이번 조사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이날부터 확대 실시하는 5대 그룹 주요계열사에 대한 내부자 거래 조사와 함께 개별 단위기업으로 생존할 수 없는 5대 그룹 계열사를 추가로 퇴출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금감위는 이번 조사에서 드러나는 문제점을 토대로 5대 그룹에 대한 CP 및 회사채 발행 물량을 제한하는 등 다각적인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금감위 관계자는 “이번 조사를 통해 5대 그룹의 부실계열사를 파악해 자금줄을 차단하면 빅딜이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이라며 “이헌재(李憲宰)위원장이 밝힌 금감위의 빅딜 관여 방침도 이같은 맥락에서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이번 조사에 따라 강도높은 자금추적이 이뤄지면 5대 그룹은 7월말까지 수정토록 돼있는 재무구조 개선약정에 빅딜이나 합병등을 포함해 실현성있는 구조조정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금감위는 보고 있다.

<김상철기자>sckim007@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