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우량기업,경영권 『위험수위』…외국인지분 절반 넘어

  • 입력 1998년 2월 19일 19시 41분


일부 국내 우량기업들의 외국인지분이 절반을 넘어서거나 50%에 육박, 경영권 방어가 위험수위에 도달했다. 특히 외국인들이 올들어 집중적인 매수공세를 편 삼성전관의 경우 19일 오전 외국인지분이 절반을 넘어섰다. 이는 에스원에 이어 두번째. 증권업계는 메디슨 주택은행 영원무역 국민은행 SK텔레콤 삼성전자 등도 외국인지분이 내국인 최대주주의 지분을 11∼38%포인트 초과하고 있어 경영권 방어를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또 한라공조 에스원 쌍용정유 아남산업 등은 해외합작선의 지분이 많다는 안전판이 있으나 합작선과의 우호적 관계가 깨지면 경영권 방어가 어렵다는 것. 산업계에서는 외국인들의 지분이 골고루 분산돼 있어 경영권을 위협받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낙관론을 펴고 있지만 인수합병(M&A)전문가들의 설명은 다르다. 외국인들이 마음만 먹는다면 SK텔레콤의 경우처럼 지분을 합산,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하거나 주총안건을 부결하는 등 경영을 좌우할 수 있다는 것. 모 증권사의 M&A팀장은 “외국인들의 주식매입 목적이 단순투자인지 경영 참여인지는 아직 분명치 않지만 일단 경영 참여에 목적이 있다면 높은 지분을 무기로 이사회를 장악, 경영을 지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렇게 되면 정부가 당분간 외국인들의 적대적 M&A를 불허한다는 것이 아무런 실효성이 없다”고 덧붙였다. 또 대신증권의 한 관계자는 “외국인들이 일부 기업에 대해서는 시세를 불문하고 주식을 사들이는 점을 감안할 때 경영에 참여하기 위한 동기가 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천광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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