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국회 재정경제위는 13개의 금융개혁관련 법안 처리여부를 둘러싸고 막판까지 치열한 신경전을 벌였다. 신한국당소속 의원들은 가급적 의사일정을 빨리 진행, 서둘러 표결을 마치려 했다. 그러나 국민회의와 자민련의원들은 의원총회나 선거대책위 발족식 참석 등을 이유로 정회를 요구하는 등 시간을 끌었다.
○…이상득(李相得·신한국당)재경위원장은 이날 오전 개의하자 마자 『우선 각 당간에 이견이 없는 법안부터 처리하자』며 공공자금관리기금법 개정안 등 일반 안건부터 속전 속결로 처리했다.
정회시간중 장외 설전도 치열했다. 신한국당 나오연(羅午淵)의원이 『국민회의가 의사봉만 잡고 방해하지 않으면 통과되지 않겠느냐』고 말하자 국민회의 김원길(金元吉)의원은 『그게 무슨 소리냐. 우리는 의사봉을 잡고 방해해본 역사가 없다』고 반박했다.
○…오후에 속개된 회의는 금융개혁법안을 표결에 부치기 직전 신한국당의 의석수 부족으로 통과가 힘들 것으로 보이자 이위원장이 정회를 선포, 30여분만에 중단됐다. 당시 신한국당 의석수는 8석,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10석이었다.
이에 국민회의와 자민련 의원들은 『신한국당이 과반수가 되지 않자 정당한 이유없이 일방적으로 정회를 선포했다』며 회의불참을 선언했다.
특히 국민회의 정세균(丁世均)의원은 『손학규(孫鶴圭) 이상현(李相賢)의원 두명이 대리 참석했는데 내용도 모르고 이처럼 중요한 법안표결에 참석할 수 있느냐』며 문제를 제기했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신한국당의원들은 대책을 숙의한 뒤 『(야당이 불참해도)표결을 할 수 있도록 의결정족수를 빨리 채워야 한다』며 불참 의원들에게 급히 연락해 참석토록 독려했다.
〈이원재·김정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