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지난 8월 중순부터 재개한 기아어음의 할인을 22일 기아의 화의신청에 따라 전격 중단, 기아 협력업체들이 위기에 빠졌다. 이에 따라 심각한 자금압박을 받고 있는 기아그룹협력회사연합(기협련)은 긴급이사회를 소집, 화의절차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어음을 할인해줄 것과 운영자금지원을 정부와 채권단에 촉구했다. 경기 안산 D업체의 경우 23일 은행에 물품대로 받은 기아어음을 할인받으러 갔으나 『기아 정상화의 가닥이 잡힐 때까지는 어음할인이 힘들다』는 통보를 받았다. 제일은행 관계자는 『본점의 할인중단 지시는 없었으나 지점차원에서 어음할인을 중단한 것으로 안다』며 『재산보전처분이 내려지면 모든 채무가 동결될 텐데 누가 어음할인을 해주겠느냐』고 말했다.
부도유예협약종료(29일) 이전에 재산보전처분이 내려진다면 기아는 어음발행은 할 수 있지만 협력업체가 이를 할인받기는 더 힘들어질 것이라고 은행측은 전망하고 있다.
기아가 협력업체를 살릴 방법은 현금거래밖에 없는데 기아가 할인판매로 마련한 5천억원의 판매대금이 거의 고갈된 상태여서 협력업체의 연쇄도산이 우려된다.
〈박현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