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비서실 슬림화바람…대우-선경-쌍용등 재편작업

  • 입력 1997년 9월 18일 20시 31분


총수들의 경영구상을 실천에 옮겨온 재벌그룹의 핵심조직인 비서실(기획조정실)에도 슬림화바람이 불고 있다. 그동안 주로 계열사의 경영효율화 작업을 주도해왔던 비서실들이 해외사업이 늘어나고 그룹 전체가 구조조정기를 맞는 등 경영환경이 급변하자 스스로 몸집을 가볍게해 효율성을 높이려는 것이다. 대우그룹은 김우중(金宇中)회장의 지시에 따라 1백10여명인 비서실조직을 과장급 이상 간부사원으로 재편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수년내 세계 각지에 해외본사를 설립하는 것에 맞춰 국내 비서실 인원도 대폭 줄여 소수 간부사원만으로 꾸려가겠다는 구상. 올초 구조조정을 통해 경영기획실 인원을 30%나 줄였던 선경그룹은 내년에도 계열사에 의사결정권을 넘기는 방식으로 군살빼기를 계속할 예정이다. 지난 5월 그룹 구조조정의 시범사례로 종합조정실 기구 및 인원을 줄였던 쌍용그룹도 앞으로 경영여건에 따라 팀을 통폐합하거나 인원을 줄일 수 있는 유연한 조직을 목표로 삼고 있다. 코오롱그룹은 올해 기획조정실 인원을 50명에서 40명으로 줄인데 이어 연말이나 내년 초에 35명선으로 더 줄일 계획이다. 종전 기조실 기능을 계열사로 대폭 넘기고 최소한의 기능만 유지한다는 것. 금호그룹도 이달 초 기조실 6개팀을 4개팀으로 줄였다. 업무가 다소 겹쳤던 비전추진팀과 기획조정팀을 통합했으며 재무관리팀이 국제금융팀을 흡수, 35명이었던 기조실 인원을 29명으로 감축했다. 인수합병(M&A)을 통해 급속하게 사세를 키워온 거평그룹은 그동안 벌여놓은 사업의 내실을 다지는 차원에서 기조실 10개팀을 9개로 통폐합했다. 물류구매와 전산전담팀을 신설한 대신 국제팀 등은 통합했다. 〈박래정·이 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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