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카바 CF에는 머리를 박박 깎은 어린이가 수십명이나 나온다.
무대는 어느 무도장. 엄숙하게 보이는 노사부 앞에 제자가 되려고 찾아온 50명의 어린이들. 사부님은 도장 입회 절차로 아이들의 머리를 손수 깎아준다.
숨소리조차 삼킬듯 조용한 도장에는 가정용 이발기 돌아가는 소리만 울린다.
한명, 두명, 세명…. 마침내 50번째 아이까지. 그러고도 이발기는 여전히 힘차게 돌아가고 있다. 힘좋은 이발기가 신기한 듯 안을 열어본 사부님이 알카바 건전지를 발견한다.
이때 엄숙하던 분위기는 예상밖의 상황으로 돌변한다. 사부님이 건전지를 꺼내 휴대용 카세트에 갈아끼우곤 노래에 맞춰 신나게 춤을 추기 시작한 것. 노래와 춤은 해가 저물때까지 계속된다. 딱딱하게 느껴지는 건전지의 성능을 유머속에 녹여 표현한 점이 돋보인다.
〈이명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