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끊긴 기아협력업체]자동차산업 대혼란 예고

  • 입력 1997년 8월 5일 20시 09분


정부와 채권은행단이 기아그룹 협력업체에 대한 자금지원을 공식 거부함에 따라 협력업체의 연쇄 도산이 예상된다. 기아그룹의 주요 협력업체 5백20개사는 이달 한달동안 만기가 돌아오는 3천5백억원의 어음을 막아야 하지만 기아그룹이 발행한 어음 할인이 중단된데 따라 대부분 업체들이 자금 조달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 기아자동차 협력업체들은 기아자동차가 물품대금으로 지급한 자금으로 간신히 어음을 막고 있다. 아시아자동차쪽보다는 나은 편이지만 장기화할 경우 안심할 수 없는 상황. 자동차공업협회측은 『기아와 아시아자동차의 주요 협력업체중 조만간에 부도가 예상되는 한계업체수는 20∼30개사』라면서 『영세업체까지 따지면 부도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기아 부품업체 연쇄도산은 국내 자동차산업 전반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을 더해준다. 현재 기아자동차의 1차 부품업체 2백65개사중 기아에만 단독 납품하는 업체는 41개사 뿐이며 나머지 2백24개사는 현대 대우 등 5개업체와 거래중이다. 따라서 기아 협력업체 부도는 곧바로 현대 대우자동차의 조업에 차질을 야기하게 된다. 현대와 대우가 수백억원을 투입, 기아협력업체를 도울 계획이지만 이 정도 규모로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 연쇄도산 위기에 놓인 기아 협력업체들은 정부의 지원을 촉구하는 대규모 시위를 준비중이다. 기아자동차 협력업체 모임인 기아협력회는 긴급대책회의를 갖고 6일 오전 과천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1만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대규모 집회를 갖고 기아살리기를 촉구할 계획이다. 기아자동차 협력업체인 삼기기공의 金相賢(김상현)사장은 『다음주까지 기아자동차의 20여개 협력업체가 무너질 것으로 보인다』며 『협력업체들이 무너지면 자동차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면서도 정부는 손을 놓고 있다』고 정부를 비난했다. 아시아자동차 부품협력업체와 광주시민들은 8일 광주역앞에서 대책을 촉구하는 대대적인 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이희성·박현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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