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起亞쇼크/금융권 대응]채권단,김선홍회장 퇴진 요구

  • 입력 1997년 7월 22일 20시 01분


기아그룹 채권금융단은 金善弘(김선홍)기아회장 등 경영진의 퇴진을 전제로 한 기아 지원에 원칙적으로 합의, 오는 30일의 채권금융단 대표자회의에서 이들의 경영권 포기각서를 요구키로 했다. 제일은행 등 10개 은행 행장들은 22일 기아대책협의에서 또 이달안에 쓸 긴급운영자금을 1천6백억원 한도내에서 즉각 지원키로 합의했다. 이 자금은 부동산 추가담보가 설정되는대로 이르면 금주중 집행될 전망이다. 채권단은 경영권 포기각서를 받아둔 뒤 기아의 자구계획에 차질이 생기면 곧바로 경영권을 행사, 기아를 은행관리 아래 두면서 독자적인 정상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은행장들은 김회장 등 기아 경영진이 퇴진을 요구하는 경영권 포기각서 제출을 거부할 경우 긴급자금 등의 지원을 일절 하지 않을 방침이다. 한 은행장은 『김회장이 기아특수강과 아시아자동차에 대한 무분별한 투자로 그룹의 좌초를 재촉한 것』이라며 『추가지원에 앞서 경영 책임을 추궁하는 것이 수순』이라고 말했다. 채권단은 김회장이 기업을 키운 공을 인정하더라도 국민기업의 장점을 살리지못하고 선단식 경영을 답습했으며 자구노력보다는 소유구조를 앞세워 정부에 의존했고 노조와 임원들을 제대로 통솔하지 못해 오늘의 상황을 자초했다고 평가했다. 재정경제원 관계자도 『김회장에게 어떤 형식으로든 경영책임을 묻는다는 것이 정부 입장』이라고 말했다. 李好根(이호근)제일은행이사는 『김회장 등 기아 경영진은 현사태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일선에서 퇴진해야 한다는 게 채권단의 일치된 견해』라면서 『진로 대농 등과는 달리 경영권 포기각서 제출을 전제로 구체적인 지원내용이 논의될 것 같다』고 전했다. 이날 은행장회의에서는 또 대표자회의에서 추가지원이 결정될 경우 채권확보를 위해 계열사와 임원이 보유한 기아자동차 및 아시아자동차 주식을 담보 받기로 했다. 은행장들은 지원자금의 용도 및 자구계획의 이행사항을 점검하기 위해 기아에 자금관리단을 파견키로 했다. 또 기아그룹이 지난 21일 제출한 자구계획서와 관련, 임직원 추가감축과 부동산 매각 계획에 구체적인 시한을 넣어 보완할 것을 요구했다. 〈이강운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