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가 『名退 막차타자』…정리해고 도입조짐에 신청몰려

  • 입력 1997년 7월 9일 20시 07분


「더 이상 명예퇴직은 없다」. 요즘 은행에서 들려오는 소리다. 그렇다고 직장이 안정돼간다고 알아들으면 착각이다. 앞으로는 명예퇴직 대신 정리해고제도를 적극 활용할 움직임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은행원들 사이에서는 「올해가 그나마 특별퇴직금이라도 챙길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인식이 확산돼 명퇴신청자들이 예년보다 크게 늘고 있다. 즉 명퇴를 하면 정규퇴직금에 더해 특별퇴직금을 받지만 정리해고를 당하면 정규퇴직금만 받은채 쫓겨나기 때문에 「차라리 지금 그만두겠다」는 은행원들이 많다는 것. 외환은행은 지난달말 부장과 지점장급 이하 행원 2백명의 특별(명예)퇴직 신청을 받고 나서 차장급 이하 행원의 특별퇴직제도를 폐지했다. 주택은행도 이달 초 마지막으로 명퇴신청을 받았고 그 결과 부서장급 30명이 지원했다. 제일은행은 지난 2월말 41명을 희망(명예)퇴직시킨 것을 마지막으로 앞으로는 특별퇴직금을 주는 희망퇴직은 실시하지 않기로 했다. 제일은행은 이에 앞서 연초 일정기간 이상 승진을 하지못하면 명퇴시키던 제도를 폐지했다. 서울은행은 지난 3월 기존 명퇴를 폐지하고 특별퇴직금 지급액을 줄인 특별퇴직제를 도입, 4월부터 지금까지 7백명을 특별퇴직시켰다. 특별퇴직제는 기존 명예퇴직보다 차장급의 경우 퇴직금이 2천만∼3천만원가량 적었는데 그나마 앞으로는 실시할 계획이 없다는 것. 이처럼 명퇴 대신 정리해고를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전 은행권으로 확산되자 직원들이 스스로 「이번이 마지막 명퇴 기회」라고 판단, 명퇴 신청이 러시를 이루고 있다. 지난 2월말 명예퇴직신청을 받은 국민은행의 경우 예상보다 두배가 넘는 5백41명이 신청을 했으며 조흥은행은 예상보다 3배이상 많은 2백83명이 신청을 했다. 이밖에도 한일 상업 동화 기업 광주은행 등도 올들어 명퇴를 실시한 결과 예년보다 훨씬 많은 인원이 몰렸다. 〈천광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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