東亞그룹회장, 14시간 기다린 老기업인에 감복

  • 입력 1997년 6월 6일 20시 51분


지난 3월 어느날 아직 해가 뜨지도 않은 오전 6시. 서울 중구 다동 동아생명 빌딩에 있는 崔元碩(최원석)동아그룹 회장의 집무실에 한 노인이 모습을 나타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朴基錫(박기석·70)전회장이었다. 예고없이 그가 방문한 이날 최회장은 하루종일 외부행사로 사무실을 비웠다. 그는 『그만 돌아가셨다가 다음에 오시라』는 비서들의 권고에도 불구하고 오후 8시까지 사무실에 앉아 최회장을 기다렸다. 그의 방문 목적은 한전이 올해초 발주한 울진 원전 5, 6호기 사업에 동아건설과 공동참여키로 한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지분을 늘려 달라고 최회장에게 부탁하려는 것. 박전회장은 삼성물산 건설부문 회장으로 원전사업 참여를 지휘하다가 결실을 보지 못하고 작년 6월 물러나 현재는 상담역으로 활동중이다. 그의 끈기와 성의에 감복한 최회장의 지시로 삼성 지분은 당초 13.5%에서 20.5%로 늘어나 삼성 몫이 5백57억여원 불어났다. 박전회장이 「일을 위해 자존심을 팽개친 점」을 높이 평가한 동아측은 사보 최근호에 이 일화를 게재했다. 〈황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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