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현대,「한보철강 3자인수」 신경전

  • 입력 1997년 4월 17일 20시 45분


한보철강 제삼자 매각과 현대의 고로(高爐)제철사업진출을 둘러싸고 정부와 현대그룹 사이에 신경전이 치열하다. 정부는 현대의 사업진출 의사를 무시한 채 한보철강 매각을 서두르고 있는 반면 한보의 「유일한」 인수가능자로 알려진 현대는 겉으로는 한보에 눈길도 주지 않은 채 독자적으로 제철사업 진출에 대한 집념을 드러내고 있다. 姜慶植(강경식)부총리 겸 재정경제원 장관은 17일 현대그룹의 제철소 신규진출 움직임과 관련, 『제철소 설립은 자금력만 있다고 되는 게 아니다』며 현대의 독자적 사업진출을 쉽게 허용하지 않을 뜻을 시사했다. 현대그룹은 독자적으로 고로사업만 추진하는 방안과 한보의 코렉스설비를 인수하되 병행하여 고로사업을 시작하는 방안을 함께 검토중이지만 공식적으로는 고로사업 단독진출에 무게를 싣고 있다. 한 관계자는 『한보의 코렉스설비는 경제성이 떨어져 인수할 생각이 없다』면서 『시간이 걸리더라도 고로사업만을 추진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통상산업부 고위관계자는 『한보철강은 덩치가 커서 현대에 매각하는 방안 말고는 대안이 없다』면서 『그러나 한보 인수의 전제조건으로 신규사업 진출을 거론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이영이·임규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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