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사태/당진 표정]『연쇄부도 임박』불안 고조

  • 입력 1997년 1월 31일 20시 09분


[대전·당진〓李基鎭·池明勳기자] 정부가 한보철강부도태풍에 휩싸인 대전 충남 지역 업체들에 대한 지원을 약속했으나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여 연쇄부도의 공포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한보철강 부도에 따른 지역업체의 피해규모는 이날 현재 2백10개업체 8백95억원. 이는 지난 25일 3백2억원, 27일 5백25억원, 28일 8백60억원, 30일 8백57억원에서 더 늘어난 것이다. 이중 한보로부터 어음을 받아 금융권 등에서 할인한 어음 2백94억원중 20개 업체의 47억원은 오는 4일이 만기도래일이어서 신속한 자금지원이 이루어지지 않는 한 연쇄부도가 기정 사실화되고 있는 분위기. 업체들은 한보발행의 진성어음에 대해선 구제하겠다는 정부약속에 기대를 걸고 있으나 구체적 지원절차가 확정되지 않아 애를 태우는 모습. ○…당진제철소측은 조만간 공장가동이 전면 중단될지 모른다며 조속한 정부지원을 호소. 당진제철소 관계자는 『재경원차관이 30일 방문한데 이어 채권은행단의 지원약속에 힘입어 직원들은 동요하지 않고 있으나 철강생산을 위한 고철 재고량이 하루 필요량 9천t에 못미쳐 중단이 우려된다』고 설명. 제철소측은 『고철의 수입기간이 일본으로부터는 10일, 미국으로부터는 30일 이상 소요돼 정부의 신용장 발송 등 신속한 지원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한보철강에 5백89억원을 대출한 충청은행은 한보부도이후 출처불명의 괴소문에 시달려 은행관계자들이 이를 해명하느라 진땀. 괴소문의 내용은 「충청은행이 한보철강에 거액을 대출해준 것은 정치권과 청와대압력 때문이다」 「한보사태로 충청은행이 다른 은행에 합병된다」는 등의 내용으로 관련인사의 이름과 합병일자까지 구체적으로 거론되는 실정. ○…당진제철소의 감량생산과 출하부족이 대전 충남북지역의 철근파동으로 이어져 본격 건축철을 맞는 3월엔 철근파동이 일어날 조짐. 한보부도이전 t당 31만8천원에 거래되던 철근(10㎜짜리)값은 부도이후 33만원으로 오른데 이어 오름세가 계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봄부터 대형건축공사가 계획돼 있는 업체들은 선급금을 주고 철근 사두기에 나서 사재기로 인한 가격상승이 또 다른 걱정거리를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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