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한양-라이프 「부동산3인방」 비운의 종말

  • 입력 1997년 1월 24일 20시 14분


[吳潤燮기자] 한보철강 부도로 鄭泰守(정태수)한보그룹총회장 裵鍾烈(배종렬)전한양회장 趙乃璧(조내벽)전라이프주택회장 등 땅으로 기업을 일으킨 70, 80년대 「부동산 3인방」이 모두 침몰하게 됐다. 이들은 뛰어난 사업 수완과 급성장 신화로 한때 재계에 명성을 날렸으나 세상 변화에 제대로 적응치 못해 불명예를 안은채 도중 하차하고 만 것이다. 정총회장은 세무공무원 출신으로 지난 74년 40대중반에 사업을 시작, 은마아파트 분양성공 등에 힘입어 창업 10여년만인 지난 80년대 중반 한보를 일약 30대 그룹 대열에 올려놓았다. 정총회장은 땅을 보는 감각이 뛰어나 땅장사로 톡톡히 재미를 본 것으로 알려졌으나 사실은 좋은 땅을 남보다 먼저 확보하고 땅을 개발하는데 필요한 각종 규제를 푸는데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기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이때문에 그는 지난 91년과 95년 두차례 각각 수서택지특혜분양사건과 盧泰愚(노태우)전대통령 비자금사건에 연루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같은 대형사건에도 살아남아 계속 경영권을 행사함으로써 「오뚝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배전회장은 지난 73년 한양주택개발을 설립, 주택업계에 뛰어들어 한때 한양아파트를 주부들 사이에 최고의 인기 아파트로 만들었으나 역시 「로비의 귀재」라는 명성답게 지난 88년 새마을운동본부 사건때 全敬煥(전경환)씨와 廉普鉉(염보현)전서울시장에게 뇌물을 제공한 사실이 드러나 사법처리됐다. 그는 한때 중동경기 퇴조로 경영난에 빠지기도 했으나 6공때 신도시건설에 참여한 주택건설업체중 가장 많은 35만평의 택지를 분양받아 다시 한번 실력을 과시했다. 그러나 결국 능력을 초과한 대규모공사 추진이 화근이 돼 한양을 부실경영과 부실공사의 대명사로 만들었고 지난 93년에는 외화밀반출 임금체불 등으로 사법처리됐으며 현재는 비자금사건에 연루되어 도피중. 라이프 신화의 주인공인 조전회장은 지난 75년 38세 때 라이프주택을 설립, 때마침 불어준 해외건설 경기와 아파트붐을 타고 10년도 안되는 짧은 기간에 재벌그룹으로 성장시켰다. 그러나 80년초 시작된 석유파동으로 중동경기가 식으면서 자금난에 말려 지난 89년 라이프주택개발이 산업합리화업체로 지정되는 비운을 겪었으며 창립 18년만인 지난 93년 2천억원의 빚을 지고 그룹 간판을 내렸다. 조전회장은 역시 그룹 해체과정에서 공사대금을 비자금으로 조성, 정치권에 제공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 3인 모두 정치권력과 강한 유착의 공통점을 안고 있어 재계에 여러모로 교훈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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