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보너스 불황그늘…올 경영실적 부진

  • 입력 1996년 12월 23일 21시 00분


「千光巖기자」 은행가가 전례없이 썰렁한 연말연시를 맞고 있다. 은행마다 엄청난 주식평가손과 대형업체의 잇단 부도 등으로 경영실적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일부 은행에선 정기상여금 지급을 미루거나 직원들이 상여금을 반납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제일은행은 지난 21일 정기상여금 150%를 지급했으나 전임직원이 이를 모두 은행에 반납했다. 제일은행 관계자는 『이로 인해 1백억원 정도 인건비 부담을 줄일 수 있게돼 결산에 상당한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제일은행은 올해 우성과 동신 등 대형건설업체의 잇따른 부도로 큰 타격을 입어 경영실적이 최악의 상황이다. 한일은행은 지난 21일 정기상여금 150%를 지급토록 돼 있으나 100%만 주고 나머지 50%는 지급시기를 내년으로 미뤘다. 한일은행은 지난해에는 정기상여금외에 창립기념 특별상여금 50%를 추가 지급했으나 올해는 그냥 넘어갔다. 한일은행은 이로 인해 올해 총 상여금지급액을 지난해보다 1백억원 이상을 줄일 수 있게 됐다. 동화은행과 평화은행은 이달초 상여금을 줄 예정이었으나 결산전망이 어두워 일단 지급을 유보했다. 두 은행은 결산결과를 봐가면서 상여금 지급시기를 결정할 계획이다. 이처럼 은행들이 직원들의 상여금 지급을 미루는 것은 주식투자에서 많은 곳은 수천억원의 막대한 손실을 입어 흑자를 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내년에 은행 인수합병이 시작될 경우 올해 경영성적표가 중요한 관건이 될 수 있다』면서 『시중은행 입장에서는 어떤 일이 있어도 일단 흑자를 내야 하고 또 주주배당을 최대한 늘려야 조금이라도 유리한 입장에 설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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