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전자상가 불황속 PC조립상가 폐업 잇달아

  • 입력 1996년 11월 27일 20시 02분


「鄭永泰기자」 용산전자상가가 극심한 불황을 겪고 있다. 국내 컴퓨터 산업의 상징이자 조립PC의 메카인 용산상가가 장기간에 걸친 경기침체에다 PC판매 부진이 겹쳐 몸살을 앓고 있는 것. 조립PC상가는 실속파 구매자에게 저렴한 가격에 PC를 제공하고 파워유저에게는 원하는 사양을 선택적으로 판매하는 장점 때문에 용산상가가 성장일로를 걸을 수 있었다. 그러나 최근 PC판매 불황이 깊어지면서 용산상가의 얼굴이 바뀌고 있다. PC조립상가가 대거 줄어들고 CD롬타이틀 하드디스크 모니터 등 한가지 품목을 취급하는 전문매장이 늘고 대기업 PC대리점으로 전환하는 업소가 늘고 있는 것. 올해들어 용산에서도 조립상가가 가장 밀집한 선인상가에서는 2백여 PC조립점포 가운데 60%가 넘는 1백30여개가 다른 업종으로 전환했거나 폐업했다. 불황이 오히려 장기적인 안목에서 체질개선을 꾀할 수 있는 기회라고 보는 측도 있다. 대기업 PC와의 경쟁에 뒤지지 않기 위해 각종 기술세미나에 참가하기도 하고 첨단 기술을 접하기 위해 이번 컴덱스에 다녀온 상가 사람들도 상당수다. 상가마다 공동 애프터서비스센터를 열고 있다. 일부 상가는 PC통신으로 부품시세를 제공해 소비자들을 끌고 있다. 에스엠시 조경완사장은 『불황덕분에 유통질서가 많이 잡힌 측면도 있다. 주인이 바뀐 점포는 늘어났지만 부도율은 지난해보다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용산을 떠난 사람은 많지만 새로운 얼굴들이 그만큼 유입돼서 빈 점포는 없다는 것도 의미가 있다. 상가관계자들은 『구태의연하게 앉아서 손님을 기다리는 상점이 사라진 대신 적극적으로 상점을 알리고 기술력을 바탕으로 세일즈를 하는 참신한 상점들이 늘고 있다』고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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