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판 가르며 노래·연기까지…서커스처럼 화려하죠”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2월 8일 12시 40분


‘나 혼자만 레벨업’ 주연 맡은 이호원-김진환

‘나 혼자만 레벨업 온 아이스’에서 주인공 성진우를 연기하는 이호원. 라이브아레나 제공
‘나 혼자만 레벨업 온 아이스’에서 주인공 성진우를 연기하는 이호원. 라이브아레나 제공
가수 겸 배우 이호원과 김진환이 웹툰 ‘나 혼자만 레벨업’을 아이스쇼로 만든 작품의 주연을 맡았다. ‘나혼자만 레벨업 온 아이스’는 이달 24일부터 31일까지 서울 양천구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다.

뮤지컬, 서커스, 피겨스케이팅 등을 녹인 이 작품에는 피겨스케이팅 국가 대표 이시형, 전 국가대표 김예림을 비롯해 그룹 트리플에스 김채연, 뮤지컬 배우 최우혁 등이 출연한다.

‘나 혼자만 레벨업’은 마수들을 사냥하는 헌터 가운데 최약체인 성진우가 혼자만 레벨을 올릴 수 있게 돼 최강의 자리에 오르는 이야기로, 웹소설과 웹툰이 국내외에서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애니메이션, 게임으로도 제작돼 역시 국내외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 넷플릭스에서 드라마로도 제작 중이다.

서울 구로구 제니스스포츠클럽아이스링크에서 지난달 21일 이호원과 김진환을 만났다. 이날 둘은 스케이트를 타며 검을 휘두르는 동작을 반복해서 연습하고 있었다.

이호원은 이번 작품을 위해 스케이트를 배웠다.

“작품을 맡은 우진하 연출가님이 ‘네게 딱 맞는 작품’이라고 추천하셔서 오디션을 보게 됐어요. 뮤지컬 ‘스웨그 에이지: 외쳐 조선!’에서 주연을 했는데 당시 우 연출가님이 연출하셨거든요. 제가 삼형제 중 둘째예요. 형과 동생에게 이 작품을 해야 할지 물어보니 ‘무조건 해야 한다. 너무너무 재밌는 작품이다’라며 적극 추천하더라고요. 형과 동생이 ‘빙상에서 어떻게 구현될지 궁금하다’며 기대하고 있습니다.(웃음)”

이호원은 아이스쇼는 처음 해보는 장르여서 걱정을 많이 했다고 한다.

“빙상에서 직접 노래를 부르며 연기하고 액션까지 하는 게 말이 되는 건가 싶었어요. 액션에 자신이 있었는데 빙상에서 해 보니 완전히 다르더라고요. 그래도 연습하면서 표현력이 풍부해지는 걸 느끼고 있어요.”

‘나 혼자만 레벨업 온 아이스’에서 주인공 성진우 역을 맡은 김진환. 라이브아레나 제공
‘나 혼자만 레벨업 온 아이스’에서 주인공 성진우 역을 맡은 김진환. 라이브아레나 제공
김진환은 “‘나혼자만 레벨업’ 웹툰과 애니메이션 팬이다.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지인의 권유로 2년 전부터 취미로 아이스하키를 즐기고 있다.

“아이스하키는 근력 운동과 유산소 운동을 함께 할 수 있는데다 손맛도 있어서 푹 빠졌어요. 그런데 빙판 위에서 노래 부르며 연기와 액션을 하는 건 생각보다 훨씬 더 어렵더라고요. 찬 공기를 들이마시며 노래하는 건 처음이거든요. 저도 성진우처럼 ‘레벨업’ 중이에요.(웃음)”
연습 과정은 혹독하다. 넘어지는 건 다반사다. 김진환은 “넘어지더라도 최대한 적게 다치고 덜 아픈 방법을 연구하게 됐다”고 했다.

“공연 중에 넘어지고 대사를 까먹는 꿈을 자주 꿔요. 많이 긴장되지만 그만큼 잘하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김진환)

둘은 수시로 성진우 캐릭터에 대해 논의한다.

“성진우는 마냥 애 같진 않아요. 초반엔 감정적으로 반응했지만 점점 차분해지고 진중해지죠. 성장하면서 강해집니다. 이런 변화를 넓은 빙상에서 관객에게 설득력 있게 전달할 수 있는 연기를 고민하고 있어요.”(이호원)

이들은 다양한 볼거리를 작품의 강점으로 꼽았다.

“서커스처럼 화려하고 볼거리가 진짜 많아요. 스케이트를 타면서 해야 돋보이는 액션도 가득합니다. 저만 잘하면 진짜 멋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이호원)

속도감 있는 액션도 즐길 수 있다.

“스케이트를 타면 일반 무대보다 훨씬 빠르게 액션 연기를 하게 돼요. 동작도 더 역동적이고요. 와이어를 이용해 10m 정도 올라가서 액션 연기를 하면 장면도 있습니다.”(김진환)

이들은 함께 출연하는 피겨 스케이팅 선수들과 서로 조언을 해주고 있다.

“어릴 때 축구와 태권도를 좋아해서 운동선수가 되려고 했을 정도로 운동을 좋아해요. 운동 선수에 대한 동경이 있었는데 피겨 스케이팅 선수들과 같이 작품을 하게 돼 즐거워요.”(이호원)

음악도 매력적이라고 했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에서 지난달 27일 작품과 곡을 소개하는 행사가 열렸다. ‘일어나’, ‘혼돈의 문’, ‘심장이 뛴다’, ‘빛과 그림자’ 등을 공개했다. 기존 뮤지컬 넘버보다는 K팝 같은 느낌이 강하다.

“성진우의 명대사가 ‘일어나’예요. 그림자 군주가 된 성진우가 그림자 군단에게 명령을 내릴 때 부르는 곡이어서 그 무게감을 제대로 표현하고 싶었어요. 배우들이 일사분란하게 스케이트를 타며 웅장한 장면을 만들어냅니다.”(이호원)

“최약체에서 세계 정상으로 성장하는 성진우의 마음을 온전히 담아 불렀습니다. 화려한 액션과 웅장한 군무까지 두루 갖춰 잔치 같은 공연이 될 겁니다.”(김진환)

이강현 음악감독은 “영화, 애니메이션처럼 접근해 종합선물세트 같은 곡들을 선사하고 싶었다. 스케이팅 속도에 맞춰 다양한 템포의 음악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호원과 김진환은 “기존에 보지 못한 공연으로, 볼거리가 많고 완성도도 높다. 눈과 귀가 즐겁고 짜릿할 것”이라고 했다.

제작사인 라이브아레나는 2022년부터 미디어아트 아이스쇼 ‘G-SHOW‘, 뮤지컬 아이스쇼 ‘더 루나’ 등 아이스쇼를 꾸준히 선보여 왔다. 송동일 라이브아레나 대표는 “웹툰에서 45화까지를 아이스쇼로 만들었다. 이번 공연이 성공해 ‘나혼자만 레벨업 온 아이스’를 시리즈로 선보이고 싶다”고 말했다.

일본어를 구사하는 김진환은 일본 공연도 꿈꾼다. 그는 “일본 빙상장에서 일본어로 연기할 수 있는 날이 오길 고대하고 있다”고 했다. 이호원도 “한국은 물론 해외 무대에서도 작품을 선보일 수 있다면 더없이 기쁠 것 같다”고 말했다.

#나 혼자만 레벨업#아이스쇼#이호원#김진환#웹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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