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은 금일
◇더도 덜도 말고 팔월 한가위만 같으라지요. 오늘이 바로 팔월 한가위입니다. 우리는 이 날을 추석(秋夕)이라고 불으고 가배일(嘉俳日)이나 가배절(嘉排節)이라고도 씀니다 .추석은 한문 문자로 된 말이겠고 가배는 우리의 옛말을 한문으로 취음하여 쓴 것이겠습니다. 가배가 혹은 한가위란 가위의 와전이 아닌가 합니다. 지금 정월 보름날을 대보름이라고 하는 것 같이 예전 『신라』때는 팔월 보름날을 한가위라고 하얏든가 합니다.
◇신라 때는 팔월 보름날이 대단히 중하게 알든 명절입니다, 수서(隨書)와 구당서(舊唐書)의 증거를 들지 않아도 이것은 사실이라고 단언할 수 있니다. 근년에도 설、한식、추석、동지를 사(四)명절이라하야 집집이 산소차례까지 지냈었습니다. 지금 설과 동지에는 지내지 않는것이 보통이고 한식과 추석 중에는 추석이 더 성황입니다. 시골 농가에서는 추석을 설보담도 낫게 여깁니다. 지금은 쌀나무 찾으실 서울 양반이 없겠지요마는 혹 그런 양반이 있다하면 이 말을 곧이 듣지 않으실터이지요. 잡담 그만두고 신라 때 이야기나 적겠습니다.
◇신라 유리왕(儒理王)때 륙부(六部)를 나누어 두 편을 만들고 두 왕녀가 각기 수두(首頭)가 되어 부내 여자들을 데리고 길삼내기를 하였답니다. 이 길삼내기는 칠월칠석날 (혹은 칠월 보름날이라고 합니다)부터 시작하야 팔월 추석날에 와서 서로 비교하는데 진 편이 음식을 장만하야 이긴 편을 대접하고 두 편이 춤추고 노래하고 한바탕 잘들 놀았답니다.
◇금년 분은 전부 매진
금년도 앞으로 닷새를 남기고 턱앞에 박두하엿는데 년말의 려행객은 예년에보 지못하는 폭주를 뵈여 전조선 각역은 안비막개의 분주상(奔走相)을 보이고 있다.
경부、경의 양국제간선은 기차마다 만원이여서 서서가는 승객이 태반이며 부정기 급행(不定期急行)과 임시급행(臨時急行)도 모다 초만원을 일우어 새해귀성객(歸省客)들로 역원들은 눈코를 못 뜨고 잇다.
일제 강점기였던 1939년에 연말을 맞아 기차를 타고 고향으로 가려는 귀성객들로 전국의 기차역에서 일하는 역무원들이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는 기사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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